▲경운기수확기로 마늘 수확하기마늘 캐기의 첫 작업은 경운기나 트랙터 수확기로 마늘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마늘 뿌리 흙을 털어 단을 묶어 트럭에 실어 마늘 건조장으로 옮긴다. 보통 3백평당 하루 일손 8~10명이 필요하다
유문철
저는 단양군 적성면 6천평 농토에서 유기농 쌀과 잡곡, 마늘과 고추, 사과 등 논밭과수 3종 세트 농사 짓는 40대 중반 농민입니다. 단양하면 단양육쪽마늘이 유명하지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마늘 수확철이 거의 끝나갑니다. 생산과잉 시세 폭락, 날씨에 따른 작황 불량, 일손 부족에 따른 수확 고충까지 산 너머 너머 올해 마늘 농사를 마치고 그 밭에 메주콩을 심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마늘/양파 파종 면적이 전년 대비 30 퍼센트 늘어난 상황에서 마늘 수입을 하여 가격 폭락 부채질을 하는 농업정책을 비판하며 수매 확대를 요구하는 농민단체 시위가 청와대 앞에서 열렸습니다.
이때만 해도 올해는 마늘 생산 과잉 난리가 나겠다 싶었습니다. 마늘 생육기인 4~5월에 냉해와 잦은 비가 겹쳐 일찍 수확을 시작한 난지형 마늘 작황이 나쁘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하지 전후로 수확하는 단양, 의성 등 한지형 마늘 작황도 매우 나쁩니다.
작황이 매우 나쁜데도 불구하고 평년에 비해 마늘 생산량은 10퍼센트 이상 과잉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에서는 마늘 수입 정책을 포기할 의사가 없습니다. 작황 불량으로 평년 대비 마늘 크기가 적게는 30퍼센트에서 많게는 70퍼센트까지 줄었다고 농민들은 울상입니다. 이중고 삼중고 앞에서 7~8개월 동안 애써 기른 마늘이 땅 속에서 햇볕을 보자마자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농민들은 날씨에 따른 작황 불량에 대해 "하늘이 하는 일이니 어쩔 수가 있느냐"며 다시 밭을 갈아 메주콩을 심습니다. 가을에 심어 초여름에 심는 마늘과 마늘 캐고 심어 가을에 거두는 메주콩은 일년 이모작 돌려짓기 짝꿍입니다.
대다수 농민들은 오랜 세월 정부의 저농산물가격정책에 신음해 온 탓에 이번 생산 과잉과 작황 불량에 따른 이중고를 담담히 받아 들이고 다시 밭을 일구어 농사짓습니다.
"일손이 없어도 너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