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 참석하는 김성태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유성호
[기사 보강 : 16일 오후 4시 22분] 6.13 지방선거 참패 수습방안을 놓고 한 달 넘게 진통을 겪던 자유한국당이 비로소 갈피를 잡았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이르면 오늘 오후, 늦으면 내일(17일) 오전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를 발표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렸던 의원총회의 결론이다. 6.13 지방선거 후 여섯 번째로 열렸던 의총이었다.
한국당은 앞서 다섯 차례의 의총 때 계파 갈등만 거듭했다. 오히려 중앙당 슬림화·혁신전권비대위 구성 등을 골자로 한 수습안을 발표했던 김성태 권한대행에 대한 거취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의총 땐, 김 권한대행이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5선의 심재철 의원(경기 안양동안을)을 겨냥해 "누드사진", "국회 특수활동비" 등 '흑역사'를 폭로하며 맞대응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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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6번째 의총 전망도 '흐림'이었다. 당 혁신비대위준비위(위원장 안상수)는 12일 의총에서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와 관련한 당내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자, 14~15일 비대위원장 후보 5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경선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비대위원장 후보들의 반발을 받고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후보 5인 중 한 명인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아예 후보에서 사퇴했다.
김 권한대행에 대한 거취 논란도 잦아들지 않았다. 심재철 의원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재차 김 권한대행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갑)은 같은 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계파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분, 모두 2선 후퇴해야 한다", "특정인으로부터 칼을 수여받는 비대위원장이라면 잘못된 출발"이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그러나 전망은 빗나갔다. 예상됐던 '김성태 거취' 논란은 없었고, 오는 17일 전국위원회에 추천할 비대위원장 최종후보에 대한 의견수렴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성태 권한대행의 사과 수용돼, 재신임 문제 끝난 것으로 봐야" 김 권한대행의 선제적 사과. 그리고 비대위원장 후보 4인(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박찬종 전 의원, 초선 김성원·전희경 의원)에 대한 의원들의 선호도 조사. 이 두 가지가 '차분한 의총'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의총 시작 직후 지난 12일 의총 발언 등에 대해 의원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의총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비대위원장 후보 인선과 관련한 질문에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라는 답변만 반복하며 '낮은 자세'를 취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안상수 위원장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김 권한대행이) 대체로 그동안 잘못된 일에 대해 사과했다. 한두 의원만 예외적으로 말씀하셨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다 좋았다"라며 "(김 권한대행의 사과를) 의원들이 다 받아들인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김 권한대행에 대한 재신임 요구는 잦아들은 것으로 봐야 하나"는 질문에도 "재신임 문제는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신보라 원내대변인 역시 "(김 권한대행) 거취 문제에 대해 일부 의견이 있긴 했지만 주된 논의의 대상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후보 5인에 대한 의원들의 선호도 조사 역시 원활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이에 불참했지만 김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 최종후보 인선에 전권을 행사했을 때 예상됐던 반발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선호도 조사를 통한 당내 의견 수렴 방식은 이날 의총 직전 열렸던 초선의원 모임에서 제안했던 방법이었다.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은 이날 초선의원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준비위가 비대위원장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건 책임을 다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판이 조금 있었다"라며 '선호도 조사' 제안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모임에 참석한 초선의원 전원은 아니지만 압도적으로 (선호도 조사를) 찬성했다"라며 "권한대행이 의원들의 생각에 의무적으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대위원장 후보를 (전국위에) 추천할 때 도움도 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이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권한대행 역시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초선의원 모임에서 좋은 결정의 방향을 잡아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비대위원장 후보에 대한 직접적 의사를 선호도 조사로 표출한 만큼 그 내용을 중시하겠다"라면서 조만간 비대위원장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선호도 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선호도 조사 결과는) 보관할 것"이라면서 "의원들의 뜻과 국민과 언론의 뜻이 여러 형태로 반영돼 있기 때문에 저 자신이 의원들의 여론과 뜻에 반하는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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