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장의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영결사를 낭독하고 있다.
유성호
"노회찬 의원님!"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불렀다. 그의 앞엔 하얀 국화꽃 가운데 환히 웃고 있는 노 의원의 영정이 있었다.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정현관 앞에서 고인의 영결식을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문 의장은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라면서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둘러보면 의원회관 입구에서, 본청 입구엥서 노회찬 의원님의 모습이 보일 듯하다.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 속에서도 여유 가득한 표정의 우리 동료, 노 의원님을 만날 것만 같다"라며 그리움도 표했다.
문 의장은 무엇보다 노 의원을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당신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 정의를 위해서라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만류에도 거대 권력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라며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서도 노동자의 삶을 함께 아파했고 사회적 약자의 승리를 함께 기뻐했다"라고 추모했다.
또 "정치의 본질이 못 가진 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라며 "노회찬 의원님!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조선 후기 시인 이양연의 시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을 인용하기도 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는 내용이다.
문 의장은 "마치 이 말씀을 온몸으로 실천하듯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으며 명예를 중시하고 신중했던 삶이었다"라며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평생을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십시오"라고 인사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고 노회찬 의원 영결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