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철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조승진
그가 꼽은 보물섬학교의 강점은 유연성이다.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에 맞춰 교육 커리큘럼을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공교육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 학교에선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목별 커리큘럼이 있어 진도 중심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반면 보물섬 같은 대안학교는 수업 중에도 아이들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걸 제기하면 그 부분을 추가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보물섬학교에서는 1주일 동안 관련 수업을 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교사가 설명한 후 세월호 문화제도 함께 하고, 다큐멘터리 제작과 토론 등의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진행했다.
보물섬학교는 '사람' '생명' '공동체'를 교육의 중심에 둔다. 그리고 실생활에 직결되는 수업에 중시한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직접 배식을 하고 함께 설거지하는 것 자체가 수업이다. 청소, 간식시간도 생활교과수업에 포함된다. 이런 수업을 통해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고 자신이 삶의 주인임을 깨달을 수 있다고 김 교사는 설명했다.
"교육과 일상은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운 가치를 집에서도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학부모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부모들은 격주로 진행되는 '방모임'이라는 담임교사와의 대화에 참여해 교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교육 현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김 교사가 맡은 방은 '아꼬운방'이다. 아꼬운은 제주사투리로 '귀여운'이란 뜻이다. 아빠·엄마를 줄인 말인 '아마회의'도 격주로 열린다. 모든 부모는 보물섬교육공동체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고, 아마회의에도 참석해야 한다.
입학 전엔 학부모 면접도 하는데, 학교가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관과 부합하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보물섬학교 재학생 대다수는 이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에 동의하는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맡긴 아이들이라고 한다. 가끔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들의 상태가 호전되면 부모가 다시 일반 학교로 전학시키기도 한다.
'나는 얼마나 성장했지?' 질문하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