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의 빈소를 찾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인의 부인인 정차순씨의 손을 잡고 있다.
정민규
이어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임종석 실장도 이날 3시 20분께 박정기씨의 빈소를 찾았다. 임 실장은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하는 등 40여 분 동안 빈소에 머물렀다. 그는 유가족들에게 아무 말도 못한 채 손만 붙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를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임 실장은 "당연히 와봐야 한다, 박종철 열사를 그렇게 보내고 3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라며 "아버님께는 정말 가혹하고 고단하고 먼 길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그 긴 시간을 한결같이 당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말뚝처럼 지켜낸 삶을 살아오셨다"라며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경외감을 아버님 삶에서 느낀다"라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임 실장은 "고단하고 긴 여정이었을 것이다, 다른 거는 다 필요없고 (아버님이) 아드님 곁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라고 박씨의 영면을 빌었다.
임 실장도 빈소 방문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님, 참으로 고단하고 먼 여정이었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는 짧은 추모글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 "변치 않고 연대가 필요한 곳에 함께 계셨다"한편 전날(28일)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아버님, 아픔을 참아내며 오래도록 고생하셨습니다,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라는 추모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청천벽력 같은 아들의 비보를 듣는 순간부터 아버님은 아들을 대신해, 때로는 아들 이상으로 민주주의자로 사셨다"라며 "그해 겨울 찬바람을 가숨에 묻고 오늘까지 민주주의(자)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셨다"라고 박씨의 지난 날들을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아버님의 검은 머리가 하얖게 변해가고, 주름이 깊어지는 날들을 줄고 보아왔지만 언제나 변치않고 연대가 필요한 곳에 함께 계셨다"라며 "진심을 다한 위로와 조용한 응원으로 주변에 힘을 주셨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박종철 열사가 숨진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는 독재의 무덤이다, 우리에게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다"라며 "지난 6.10 기념일 저는 이곳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해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자신의 약속을 거듭 상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아버님, 지금쯤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계실 것 같다"라며 "박종철은 민주주의의 영원한 불꽃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버님 또한 깊은 족적을 남기셨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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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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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임종석, 잇따라 박종철 열사 부친 빈소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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