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봉제산업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김종성
화강암이 많아 돌산이라 불렸던 서울 낙산 자락의 언덕동네 창신동은 그래서 돌산마을이라는 정감가는 별칭이 있다. 돌산마을 창신동은 몇 년 전 뉴타운 재개발 대상에 포함되어 마을 자체가 사라질 뻔했으나, 삶의 터가 된 정든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재개발은 취소됐다. 이후 서울시는 동네의 노후화된 곳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문화와 공간을 조성하는 '마을 재생'으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
이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전위예술가 백남준 한옥기념관, 창신소통공작소, 공구도서관, 창신시민텃밭 등이 마을 재생 사업들이다. 올해 4월 건립된 '이음피움 봉제 역사관'도 그 가운데 하나다.
창신동엔 '봉제 거리'라고 이름 지은 길이 있을 정도로 봉제일을 하는 소규모 공장들이 많다. 다세대주택들이 들어선 동네 골목 구석구석에 수백 개나 된다고 하니 봉제 산업 1번지라고 부를 만하다. 창신동 봉제마을은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961년 평화시장이 문을 연 후 동대문 일대에는 의류산업단지를 이루는 상가들이 생겨났다. 단지의상가와 함께 있었던 봉제공장들은 1970년대부터 동대문과 가깝고 임대료가 저렴한 창신동으로 자연스럽게 모여들었다. 당시 '시다'라고 불리며 조수로 일을 시작했던 봉제사들은 이제 어엿한 사장님이 돼 여전히 창신동을 지키고 있다.
서로를 잇고, 소통과 공감이 피어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