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MB 청와대 지시로 SNS 장악 보고서 작성"

'박원순 제압문건' 관여한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 검찰, 징역 4년 구형

등록 2018.08.20 18:32수정 2018.08.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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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치공작'에 가담하고 국정원 예산 등 국고를 손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 (왼쪽 모자이크)과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17.10.20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치공작'에 가담하고 국정원 예산 등 국고를 손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 (왼쪽 모자이크)과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17.10.20최윤석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에서 일명 '박원순 제압 문건'을 작성하게 지시하는 등 각종 정치공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신 전 실장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지난 5월 보석으로 풀려난 신 전 실장은 파란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정보 분석 보고의 실질적 책임자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를 수동적으로 수행한 것뿐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피고인도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가담해 엄벌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원 전 원장의 댓글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된 원 전 원장의 사건에서 지적된 것처럼 주권자인 국민들의 의사 표현, 건전한 여론 형성은 민주주의 발전의 굳건한 토대"라며 "국정원이 특정 여론 조성을 목적으로 개입한 행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허용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공무원 생활하면서 판단의식 부족... 후회스러워"

신 전 실장은 피고인석에 서서 "참담하고 후회스럽다"고 했다. 그는 최후진술을 통해 "30년 동안 공무원 생활하면서 판단의식이 부족했고, 불법행위에 연루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며 "늦었지만 피해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신 전 실장은 "(재판부가) 선처해준다면 국가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살겠다"라고 덧붙였다.

신 전 실장은 2011년 5월 보수단체를 활용해 '반값등록금 실현 주장' 맞대응 시위를 개최하거나 시국광고를 게재하고, 손학규 전 의원 등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는 글을 유포하는 등 정치 활동에 개입한 혐의(국정원법 위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2년 총선과 대선 당시 국정원 예산 1200만원을 사용해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지지도 회복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고(횡령),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합성사진을 유포하게 한 혐의(명예훼손)도 받고 있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그는 'SNS의 선거 영향력 및 고려사항' 문건 작성에 청와대 요청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해당 문건은 신 전 실장의 첫 공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증거로, 신 전 실장이 몸담았던 국익전략실이 작성한 SNS 장악 보고서다. 검찰은 18대 대선과 19대 총선을 대비해 SNS를 장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보고서가 원 전 원장뿐 아니라 청와대에도 보고됐다고 봤다.

한편 재판부는 신 전 실장의 선고 공판을 공모 관계에 있는 박원동 전 국장과 함께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신승균 #박원동 #원세훈 #국정원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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