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 15분께 목포시 옥암동 한 대형마트 인근 도로에서 주행 중인 2014년식 BMW 520d 승용차 엔진룸에 불이 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결함 등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전남 목포소방서 제공
국토교통부가 베엠베(BMW) 차량의 화재 원인규명을 위해 실제 차량을 대상으로 주행 시험을 하기로 했다. 이번 실험은 그동안 피해 차량 운전자들이 요구해왔던 것을 수용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차량 소프트웨어 조작 의혹 등에 대해서도 적극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31일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과 피해자 모임은 서울 서초구의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주행 시험과 관련한 협의를 하고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이날 협의를 통해 연구원은 앞서 피해자 모임에서 요청했던 5가지 주행 시험 중, 내구성(스트레스테스트)과 모의 시험(시뮬레이션 테스트)을 하기로 했다.
류도원 자동차안전연구원 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화재 원인 조사와 관련해 계획을 포함한 과정, 내용, 시기 등을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세부적인 기술 내용을 다룰 수는 없지만, 큰 틀 안에서 내용을 상세하게 공유하고자 (피해자모임과 협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피해자분들께서 정신적, 물질적으로 많은 피해를 겪고 있다"면서 "명명백백하게 밝힐 수 있도록 조사하고, 결과를 납득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의 자리에는 연구원 실무자를 비롯해 피해자 모임 대표 회원 3명과 이들의 법률 대리인 하종선 변호사가 참여했다.
내구성 시험은 화재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520디(d) 차량으로 진행한다. BMW가 밝힌 화재 발생 요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로 시험한다. 냉각수 수주, 장거리의 누적 주행, 장시간 고속주행, 이지알(EGR,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모듈의 바이패스(우회로) 밸브 열린 상태 등 4가지다.
모의 시험은 BMW의 소형차인 120d를 중고로 구매해서 한다. 주행 후 시동을 켠 채 대기 중이던 112d 차량에서 불이 났던 사고를 재연하는 방식이다. 당시 사고가 났던 112d 차량은 공식 서비스센터를 비롯해 보험 접수 및 수리 이력이 없어 현재 경찰과 협조해 해당 차량을 찾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과 국내 판매 차량에 들어간 EGR 모듈도 직접 비교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가 유럽에서 520d를 구입해 운행 중인 차량을 섭외해 쿨러와 밸브 등 모듈의 실제 부품을 살펴본다. 앞서 피해자 모임은 정부에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리콜 대상 차량의 내구성 및 모의 주행 시험, 유럽과 국내 판매 520d에 장착된 EGR 모듈 비교,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화재 원인 불명 차량 분석 의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