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이 교사 성폭력 공론화를 위해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ME TOO, WITH YOU"라고 쓴 모습.
이희훈
15일 현재까지 스쿨미투가 터져 나온 학교는 40곳에 달한다. 범위도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경기,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충청, 경남, 전북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났다. 지난 4월에 시작돼 교사 18명 징계를 이끌어낸 '용화여고 미투' 이후 잠시 소강상태였던 움직임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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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스쿨미투'로 불리는 이번 운동은 '충북여중'에서 시작된 걸로 알려졌다. 이곳은 학교 축제에서 외부인 남성이 댄스동아리 학생들을 몰래 촬영한 일을 계기로 시작됐다. 분노는 '불법촬영'에서 그치지 않았다. 교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운동으로 확대됐다. '충북여중 공론화 계정'은 지난 7일 "학교에선 단순히 우리가 이번 불법촬영으로 이 계정을 만든 줄 안다"라면서 "사회가 변하는 만큼 학교도 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스쿨미투'가 들불처럼 번져나가자 충격적인 제보가 쏟아졌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강간당할 것 같으면 오줌을 싸라, 그럼 더러워서 안 할거다" "여자가 야하게 입고 다니면 남자들은 성욕을 참을 수 없다"라는 특정 교사의 발언이 공개됐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지금 당장 옷을 벗고 화장실에 가서 (날) 기다리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라는 발언이 폭로돼 논란이 일었다.
학생들은 성희롱 발언 뿐 아니라 성소수자나 여성을 차별하는 발언도 규탄한다. "골치 아프게 국회의원 말고 국회의원 부인이 되어라, 그게 최고다" "게이는 한국말로 네 글자인데 미친게이를 줄여서 게이라고 하는 거다" 등이 그 예다. "포스트잇 지긋지긋하다" "나도 막 대자보 붙는 거 아냐?" 등 2차 가해 발언도 고발 대상이다. 동시에 학교 측의 반응과 교사가 사과한 내용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거짓 폭로로 인한 피해를 우려한 듯 "허위 제보는 말아달라"라며 학생 스스로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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