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바칼로레아와 국제 바칼로레아는 다른 것"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프랑스 바칼로레아와 국제 바칼로레아는 서로 다른 교육과정"이라고 밝혔다.
이혜정
일부 교육청에서 관심을 두는 국제 바칼로레아(IB)는 프랑스 바칼로레아(FB)와 같은 시험이 아니다. '바칼로레아'란 단어가 겹친다고 해서 같은 두 가지를 동일한 교육과정으로 볼 수는 없다. 한국 '수능'(CSAT: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과 미국 '수능'(SAT)에 '수능'이라는 단어가 겹친다고 해서 같은 시험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바칼로레아' 단어가 들어가는 시험으로는 유럽 내 일부 학교에서 수여하는 이중언어 디플로마인 유러피안 바칼로레아(EB)도 있다. 영국의 학교 수행평가 지표인 잉글리쉬 바칼로레아(EBacc)도 있으며, 스페인 바칼로레아(SB), 루마니아 바칼로레아(RB), 튀니지 바칼로레아(TB) 등 여럿이 있다. 이 중에서 국내에 그동안 특히 많이 알려진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를 최근에 화두가 된 국제 바칼로레아(IB)와 혼동하고 있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프랑스 바칼로레아(FB)와 국제 바칼로레아(IB)는 공통점도 있지만 분명히 다른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IB가 화두인 상황에서 일부 언론이 이것을 FB로 오해하고 기사를 썼을 수도 있다"면서 "IB가 화두가 되기 전에도 FB가 많이 알려져 있어서 혼선이 생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서울시교육청, 제주교육청, 충남교육청에서 각각 의뢰하여 IB 교육정책을 연구해온 프로젝트 책임자다.
"프랑스 바칼로레아(FB)는 프랑스 교육부에서 주관하여 개발 운영하지만 국제 바칼로레아(IB)는 국적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IB는 국제 대입과정 개념으로, 스위스에 본부가 있고, 영국에 채점본부가 있으며 대륙별로 지사가 있습니다. 국가 차원이 아닌 민간 비영리 교육기관에서 50년간 개발 운영해온 교육과정이자 시험이라는 점에서 프랑스 바칼로레아와 차이가 있습니다."
이 소장은 두 시험의 공통점을 확인한 뒤 차이점을 제시했다. 그는 ▲전 과목 절대평가, ▲전 과목 논술 및 서술형 평가, ▲며칠에 걸쳐 시험을 치르는 방식, ▲기계가 아닌 교사들이 학생 이름을 가리고 채점한다는 점(블라인드 채점), ▲지식의 숙지도 평가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점이 그들의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집어넣는 교육'이 아닌 '꺼내는 교육'을 지향하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두 시험은 각기 전혀 다른 기관에서 주관하고 과목 구성이나 점수 체제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교육청에서 프랑스 바칼로레아(FB)는 도입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프랑스 대학이 평준화되었다거나 경쟁이 약하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혜정 소장에게 국제 바칼로레아(IB)와 프랑스 바칼로레아(FB)의 차이점을 들어본다. 16일 전자우편과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바칼로레아'의 도입 필요성을 놓고 논쟁하기 전에 '사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국서 온 고구마, 감자, 고추도 우리 토양서 우리 것으로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