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에 특정 기획사만... 대구 봉산문화회관 특혜 의혹

이경숙 대구 중구의원 제기, 회관 측 "수익성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등록 2018.10.01 11:15수정 2018.10.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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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중구에 위치한 봉산문화회관.
대구 중구에 위치한 봉산문화회관.조정훈
 
대구의 중심에 있으면서 우수한 문화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는 취지로 개관한 봉산문화회관이 공연 성수기에 단독이나 공동기획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기획사에만 10년 이상 대관해준 것으로 드러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4년 10월 개관한 봉산문화회관은 424석의 객석을 갖춘 공연장인 가온홀과 소공연장인 스페이스홀, 전시공간 등이 있다. 이곳은 대구의 중심인 중구 반월당 역세권과 봉산문화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용이해 기획사들 뿐 아니라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성수기에 특정 기획사만 대관

봉산문화회관은 해마다 4월과 10월 정기대관 및 수시대관 접수를 받고 있으며 예술성과 작품성, 대중성 등 적정여부를 고려해 심의를 거친 후 대관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해마다 공연 성수기인 11월과 12월에는 특정 기획사에게만 대관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경숙 대구 중구의원에 따르면 A기획사는 지난 2007년 12월 가온홀에서 연극 <라이어>를 18일간 공연한 이후 해마다 장기공연을 진행하고 특히 2011년부터는 봉산문화회관과 함께 공동기획으로 장기공연을 진행했다.

봉산문화회관 운영 조례 시행규칙에는 회관의 사용허가를 받기 위해 공연 및 전시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공연계획서를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공연의 경우 15일, 전시는 7일 이내의 허가일을 정해 대관할 수 있다.

하지만 봉산문화회관은 지난 2012년 4월 30일 개정한 '다만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기준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들어 A기획사에 장기공연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한 셈이다.


A기획사는 이 단서조항이 있기 전인 2007년부터 단 한 해도 그르지 않고 15일 이상 장기공연을 해왔다. 지난 2007년에 이어 2008년 11월부터 12월까지 연극 <라이어>를 24일간, <룸넘버13>를 30일간 대관공연 했다.
 
 봉산문화회관이 10년 이상 문화특수 성수기인 11월과 12월에 특정 기획사에만 대환해준 것으로 확인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이 10년 이상 문화특수 성수기인 11월과 12월에 특정 기획사에만 대환해준 것으로 확인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조정훈
  
지난해에는 봉산문화회관과 공동기획으로 11월 8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연극 <프렌즈>로 53일간 장기공연을 가졌고, 올해에도 <김종욱찾기> 소극장 뮤지컬을 공동기획이라는 이름으로 11월 9일부터 12월 30일까지 51일간 공연할 예정이다. 

봉산문화회관은 기획사와 공동기획으로 공연을 할 경우 기획사가 작품비 및 체제비 등을 지급하도록 하고 봉산문화회관은 홍보비를 부담하는 대신 대관료를 받지 않는다. 이후 대관료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을 투자금액으로 산정해 수익금을 정산한다.


기획사는 돈이 될만한 공연을 가져오는 대신 봉산문화회관은 티켓판매와 홍보, 공연 진행을 맡는 식이다. 특히 홍보의 경우 시내 가로등에 배너를 설치하고 전광판에 송출하는 등 상당한 특혜를 줄 수 있다.

대구에서 공연기획을 하고 있는 B씨는 "연극을 하는 단체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기는 11월과 12월 문화성수기 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봉산문화회관에는 항상 기획공연이 잡혀 있다고 해 대관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B씨는 "봉산문화회관은 관객들의 접근성이 좋아 대관을 선호하는 곳"이라며 "특히 회관에서 공동기획을 하고 홍보를 대행해 준다면 공연의 흥행은 땅 짚고 헤엄치기다. 어느 누구라도 마다할 리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관은 하늘의 별따기 정도로 어렵다는 것이다.

회관 측 "장기공연할 수 있는 기획사가 A사밖에 없었다"

이처럼 특혜성 장기공연이 해마다 한 기획사가 독점하는 것에 대해 봉산문화회관 측은 "가동률과 수익률을 따질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장기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획사가 A사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봉산문화회관 대관담당 관계자는 "여러 기획사에 다양한 작품을 가져올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 가져오는 기획사는 A사밖에 없었다"면서 "일부러 특혜를 주려고 하지도 않았고 특혜를 준 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정연희 관장은 "구청에서 운영하는 문화회관이지만 공연장 가동률과 수익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내년부터는 다양한 기획사가 공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오해가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숙 중구의원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15일 이내의 공연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특정 기획사에 대한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면서 "특정 기획사에 일방적으로 몰아준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계속 그 업체밖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주민의 세금을 들여가면서까지 지원해준 이유를 물었더니 가동률과 수익성만 이야기한다"며 "회관의 운영에 대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감시의 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봉산문화회관 #대관 특혜 #가온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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