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커밍나이트 고민 코너 진행 중인 배규하
배규하
- 경계인 청년들이 행사에 모여 주로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매달 주제가 다르지만 주로 근황에 관해 이야기하고 장기 자랑을 진행해 서로의 개성을 뽐내는 시간을 갖습니다. 지난달 홈커밍나이트 주제는 경계인 청년으로서 고민과 장래 희망 이야기하기 였습니다. 참여한 경계인 청년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경계인 청년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함께 더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경계인 청년들은 불러주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감을 느낍니다."
- 경계인 청년들이 가지는 고민은 주로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다른 청년들과 똑같습니다. 주로 취업과 연애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 요즘 취업난이 아주 심각하죠. 하지만 규하씨는 여기서 아주 근무를 잘 하고 계신 것으로 보여요.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경계선 지능은 중증 장애가 아니라서 장애인 고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취업이 더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현업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번에 제 생애 처음으로 근속 시간 1년을 초과 했습니다. 저에게는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 축하합니다. 보통 1년 근무는 어렵지 않게 하곤 하는데... 제게는 참 놀라운 말이네요. 전 직장에서는 왜 1년 이상 넘기기 힘들었던 거죠.
"저는 극도의 분노 혹은 우울 끝에 전에 취업했던 여러 직장에서 퇴사를 반복했습니다. 누군가에겐 1년 근무가 쉬운 일이겠지만 제게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퇴사를 결코 쉽게 결정할 순 없었지만, 제 안의 감정들을 이기지 못해 결국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 그럼 아자라마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한 번 슬럼프가 있었고, 카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해 퇴사를 결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카페 경영자 한 분이 제게 휴직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며 권고했습니다. 휴직 기간 해외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자꾸만 카페 생각이 나곤 했습니다. 결국 제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시 카페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제 어려움을 이해해 주고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시 힘을 내서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경계선급 어려움을 가진 청년들은 간혹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문제로 인해 쉼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나무라거나 안된다는 말 대신 어려움을 이해해주고, 함께 일하는 가디언들이 근무 시간을 함께 조율해주는 분위기가 있어서 더 애사심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상호존중하는 게 좋았습니다. 여기선 매주 '가디언 회담' 회의를 진행합니다. 운영, 행사, 메뉴, 매출 등 카페에 중요한 결정사항뿐만 아니라 경계청년지원센터의 행사도 가디언들이 주도적으로 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진행합니다. 어떻게 하면 경계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도 고민합니다. 그래서 이곳은 시켜서 한다, 명령한다와 같은 개념이 없습니다. 스스로 제안하고, 함께 동의한 일이기 때문에 즐겁게 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밴드와 같은 그룹형 SNS를 통해서 언제든지 불만이나 건의사항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최고결정자도 그런 이야기를 존중해줍니다. 누구의 제안도 경청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