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산수유도 백년, 할머니도 백년

[포토에세이] 산수유, 그 붉은 뜻

등록 2018.11.23 15:40수정 2018.11.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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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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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열매 꽃처럼 곱다.


유모차에 몸을 의지한 마산리 유삼순 할머니(104)는 '곱다 고와'를 노래 가사처럼
읊조르며 꽃처럼 붉은 산수유 돌담길을 돌아 마을 회관으로 나가고 계십니다.

산수유도 백년, 할머니도 백년!
서로 백년 친구였으니 깊은 속정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변함 없이 익어 알알이 매달린 붉은 열매들은 그간 의지하며 주고 받은 눈빛과 사연이려니...

기쁜 날에도, 슬픈 날에도, 바람 일고 솜이불처럼 흰 눈 내렸던 날에도 그녀는 산수유 아래서 두 손 모아 빌었고 오늘처럼 산수유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서곤 했다.

돌아와 누우면 창가로 들리던 싸륵 싸륵 눈 덮히던 소리, 새들 깃 묻는 소리, 후둑
후두둑 붉은 열매 떨어지던 소리들...

모든 것이 꿈만 같다 하시다. 슬픈 것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예쁘고 고운 것들만 쌓여있다 하시다.


그냥 붉기만 하겠는가. 사연이 있었기에 저리도 붉지, 삼순 할머니도 곱고, 그녀 친구 산수유 열매도 꽃처럼 곱기만 하여라.

<구례 마산면 산수유 돌담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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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아래, 섬진강가 용정마을로 귀농(2014)하여 몇 통의 꿀통, 몇 고랑의 밭을 일구며 산골사람들 애기를 전하고 있는 농부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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