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 21세기 분배의 상상력 / 김만권 / 여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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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 처음 들었어요!" 지난여름, 강연 뒤풀이에 온 한 청년이 눈썹을 동그랗게 뜨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이 책은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을 겁니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여기에 그렇게 해도 좋다는 분배의 상상력이 있습니다. 이 분배의 상상력은 대다수 분배제도와는 달리 '모두에게 분배하자'고 힘주어 말합니다.
소득 재분배와 관련하여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주제는 바로 기본소득이다. 제도를 마련해 국민투표에 붙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작은 부분에서부터 실행하고 있는 곳도 있으니, 가까이 다가온 그래서 멀지 않은 때에 실현 가능한 제도라 하겠다. 이런 고민이 점차 확산되며 구체적으로 시도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겉으로 드러난 부의 불평등이라는 현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며 어느새 개인이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라는 약속과 의식이 희미해졌고, 가지지 못한 자와 덜 가진 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당연시되는 사태에 이르렀기에, 스스로 인간으로 살며 서로를 인간으로 대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열망이 임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소득을 재분배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한발 앞서 공평하게 배분하는 사전분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철학자 김만권은 기본소득과 기초자본 두 가지 분배의 방법을 설명하며 선택을 돕는다.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여 오늘날 실질적 시민권이라 할 소비자로부터의 소외 상태를 만들지 않는 사회적 배당금이고, 기초자본은 독립적 개인으로 사회에 나아가는 때에 맞춰 장기적 안목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할 기반을 마련해주는 사회적 상속이다.
정리하면 전자는 지속 가능한 소비력을, 후자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전하는 방식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기존의 복지국가는 자산평등국가로, 소수를 위한 상속은 모두를 위한 상속으로 발맞춰 변화할 수 있을 터, 이제 "우리 안의 의구심"을 버리고 한동안 잃어버렸던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는 힘"을 되찾아, 매년 이맘때면 즐거운 마음으로 각자의 계산기를 서로를 생각하며 두드릴 수 있길 기대하고 희망한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 21세기 분배의 상상력
김만권 지음,
여문책, 2018
최고임금 - 몽상, 그 너머를 꿈꾸는 최고임금에 관하여
샘 피지개티 지음, 허윤정 옮김,
루아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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