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밝히고 있는 홍성 주민들.
이재환
세월호 사건과 구의역 사고,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숨진 고 김용균씨 사건까지 모두 실타래처럼 연결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세 사건 모두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 사건은 우리 사회가 오작동 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오작동의 공범인지도 모른다.
우리 중 그 누구도 '불편해도 좋으니 지하철을 잠시 멈추고 작업하라',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멈춰 놓고 일하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도 여전히 '빨리 빨리'를 외치며 배달을 재촉하는 전화를 걸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비록 느리더라도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외침은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 전역에서는 고 김용균 노동자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오후 1시. 충남 천안시 야우리 공원에는 고 김용균 노농자의 분향소가 설치됐다. 같은 날 저녁 7시. 홍성군 홍성역에서는 고 김용균 노동자를 위한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문화제는 세월호희생자 추모문화제를 겸해 이루어졌다. 추모제는 고 김용균 노동자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거리의 춤꾼' 윤해경(홍성문화연대)씨의 춤사위와 조성신씨의 통기타 연주도 곁들여 졌다.
민성기 홍성문화연대 대표는 "고 김용균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세월호에 대한 진실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고 김용균 노동자에 대한 추모와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홍성 주민들은 세월사건 초기인 지난 2014년 5월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세월호희생자를 추모해 오고 있다. 홍성문화연대와 촛불지기들은 이날 홍성역을 오가는 주민들에게 노란색 세월호리본을 나눠주었다. 홍동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류승아 씨는 자유발언을 통해 사고로 숨진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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