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지학순 주교가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이에 전국의 가톨릭 사제와 신도들이 원주 원동성당에 모여 정부규탄과 지 주교 석방을 촉구하는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주여, 이땅에 정의를!", "부정부패 뿌리뽑아 사회정의 이룩하자"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보인다.
지학순정의평화기금
4월 3일에는 날조한 이른바 민청학련사건을 발표했다.
학생과 재야인사들이 정부를 전복하고 노농(勞農)정권을 수립하려는 국가변란을 기도했다는 것이다. 지학순 주교를 비롯 윤보선 전대통령, 박형규 목사, 김찬국ㆍ김동길 교수ㆍ시인 김지하, 이철 서울대생, 인혁당 재건 관련자 21명, 일본인 2명을 포함 무려 253명을 구속했다.
정부는 동시에 긴급조치 4호를 선포하여 민청학련 관련자들을 비상군법회의에 송치하는 등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유신체제를 유지하고자 학생ㆍ민주인사들을 다시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권력의 사유화는 뒷날 그의 충실한 장학생(전두환ㆍ노태우ㆍ이명박)으로 전승되고 딸(박근혜)에게 이어졌다.
지학순 주교는 어마어마한 누명을 뒤짚어쓰고 구속되어 군사재판에 회부되었다. 민청학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것이다. 누구보다 심한 충격을 받은 사람은 장일순과 협동조합을 함께 해온 회원들이었다.
그동안 반부패 투쟁 등 원주에서 민주화운동을 해온 데 대한 보복으로 인식하였다. 박 정권의 중앙정보부는 지학순 주교를 귀국하는 김포공항에서 납치하다시피하여 중정으로 끌고갔다. 그들에게는 가톨릭 주교의 신분도 안중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