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전 모녀와 줄리엣 모녀를 거느리는 길고양이 수컷 로미오. 두 모녀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다툼을 그냥 지켜본다.
이상옥
달포 전 '신기'라고 이름 붙여준 아기 길고양이가 어미와 떨어졌는지 하루 종일 울며 길고양이 반전과 신예가 장악하고 있는 영역(윗채 베란다 사료통 주변)에 들어 왔다.
다른 길고양이가 영역에 들어오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데, 아기 길고양이라서 연민을 느꼈는지 입양아처럼 받아 주었다. 성묘(成猫)가 아닌 신예가 동생처럼 늘 데리고 다니며 보살펴 주는 게 참 신기했다. 신예는 신기가 품으로 들어와 젖을 빠는데도 그것을 그대로 허락했다. 그걸 보며 하도 신기하기도 해서 아기 길고양이 이름을 신기라 붙여주었다.
아기 길고양이 '신기'의 부재
사료통을 차지한 반전과 신예가 차지하고 있지만 그들이 부재한 틈을 타서 다른 길고양이들이 몰래 와서 먹이를 먹는다. 결국 줄리엣과 줄리(모녀간) 같은 다른 길고양이들과 결국 공생하는 것이다.
아직 신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먹이가 부족해지니 신예가 신기를 내친 것일까? 늘 같이 무화과 나무 아래서 볕 쪼이를 둘이 같이 하던 녀석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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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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