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우리 교육은 핀란드처럼 될 수 있을까?

교육개혁을 위한 당면 과제

등록 2018.12.31 09:44수정 2018.12.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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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국제학력평가인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매년 1위를 한다. 우리나라 역시 상위권에 위치할 정도로 학력수준은 상당히 높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와 핀란드는 전혀 다르다. 핀란드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흥미도가 매우 높은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 과학 등 학업성취도는 높아도 흥미도는 매우 낮다. 한국의 교육이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에 의해 강제된 타율적 학습의 결과물인 탓이다. 반면에 핀란드 교육 성취는 학생의 흥미와 지적 호기심에 기초해 나온 자율적 교육의 성과물이다.

핀란드와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해 주는 장면이 있다. 핀란드에서 고등학생을 포함하여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듣는 제일 무서운 말이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소리이다. 핀란드에서 학교는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지적 공간이자 사회성을 경험하는 놀이 공간이기 때문이다. 핀란드에는 사설학원이 없다. 따라서 사교육이 존재할 수 없다. 공교육 안에 모든 걸 포용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사회는 주입식 교육이자 입시중심 경쟁교육이다.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고등학생들이 매년 5만 명 이상 학교를 떠난다. 학교에 가는 게 고역이자 지옥 같은 느낌을 받는 아이들이 안타깝게도 해마다 수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학교는 입시학원처럼 변질되었고 공교육은 사교육에 항상 뒤쳐진 모습이다. 한국사회는 오래 전부터 사교육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2017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국적으로 사설학원 숫자가 공공기관인 학교보다 8배나 많다. 서울지역으로 한정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한 서울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사설학원이 1만4000개로 학교보다 10배 이상 많다. 학원이 밀집된 지역은 강남구-송파구-양천구-서초구-노원구 순으로 강남3구에 30%가 몰려 있는 현실이다. 대치동 학원가가 그냥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교육은 핀란드처럼 행복한 학교로 변화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것을 행복해 하고 실제로 학교생활 속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교사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핀란드처럼 교사가 높은 사회적 신뢰 속에서 존경받는 모습을 우리나라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것일까? 아래 내용은 한국사회 교육개혁이 왜 실패해 왔는지 그래서 어떻게 하면 교육개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한 마디로 한국사회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당면 과제라고 생각한다.

맨 먼저 한국사회는 핀란드와 정반대로 교육의 주체인 교사를 감시와 감독의 대상 내지 평가와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핀란드에 없는 장학 감사제도가 여전히 한국사회에는 100년 넘게 존재해 왔다. 공식적으로는 교사를 전문직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전문직의 특징인 자율성이 부여되지 않는다. 강고할 정도로 학교생활 구석구석 교사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통제기제만 작동될 뿐이다. 이런 이유로 교사의 자율성은 설 자리를 잃은 지 오래이다.

한국의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한 첫걸음은 핀란드처럼 장학 감사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전문직으로서 교사를 존중하고 신뢰해야 하며 핀란드처럼 교사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높여주기 위해 교육정책이 존재해야 한다. 교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교육부는 지원조직으로서 존재할 뿐 우리나라처럼 교원평가제도가 없다. 또한 교사들을 강제로 연수받도록 끌어가지도 않는다. 더구나 돈으로 교사들의 영혼을 잠식하는 천박한 제도! 차등성과금이라는 부박한 제도 자체가 원천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다.
 

2014년 11월 전교조 교사들이 박근혜 정권 당시 한국사 교과서 국정제 강행과 합법노조인 전교조를 법 밖으로 밀어내는 법외노조화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 장면(여의도고등학교 정문) ⓒ 하성환


다음으로 교육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추진 주체가 형성돼 있지 않다. 교육개혁의 추진 주체가 형성돼 있지 않을뿐더러 개혁 추진 세력이 없는 그 빈자리를 거꾸로 박근혜 정권 교육부 관료들이 그 역할을 수행하는 모양새이다. 아직도 교육부 교위관료 중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제 추진에 앞장선 인물들이 있을 것이다. 더구나 교사들이 국정제 강행 당시 전국적으로 반발하면서 삭발 단식 등 거세게 저항을 했다 그때 징계 겁박을 하며 교사들을 으르고 위협했던 역할을 수행한 장본인들이다.

'민중을 개, 돼지로 보면 된다'는 어느 교육부 고위 관료처럼 그들은 교사를 끊임없이 평가하면서 성과금으로 통제하는 게 옳다고 믿는 자들이다. 그들에 대한 인적 청산 없이 교육개혁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따라서 교육개혁을 강도 높게 수행할 추진 주체를 시급히 형성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등장한 국가교육회의는 이미 그 역할과 위상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교육개혁과는 거리가 멀어진 느낌이다.
  
세 번째로 교육개혁은 사회개혁을 전제로 추진돼야 성공할 수 있다.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평등교육과 행복 학교, 행복 국가 실현은 계급 평등한 사회개혁을 실천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계급 간 소득 격차를 완화하고 국가 사회 스스로 계급 평등한 사회 구현을 위해 정책적으로 실천적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형 국가들은 하나같이 누진적인 소득세율을 높게 적용하였다. 그리하여 복지국가의 물적 토대를 광범위하게 구축했으며 계급 평등한 사회 구현을 위해 애써 왔다.


따라서 북유럽 국가들은 개인 소득세율의 누진 구간 격차가 크다. 전문직의 경우 40-60%까지 세금을 매긴다. 루터파 장로교 기독교 정신에 따라 직업에 대한 귀천 또한 없다. 의사와 고졸 벽돌공의 실질 소득격차가 별로 크지 않다. 따라서 대학진학률이 60% 안팎에서 형성될 뿐이다. 대학 교육은 무상이고 노르웨이 핀란드는 박사과정까지 무상이다. 오히려 준공무원으로 인정해 다달이 월급까지 준다. 아예 노르웨이는 대학입시 자체가 없는 나라이다.

한국사회처럼 학벌=금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졸자든 고졸자든 북유럽 국민들은 1년에 한 달 이상 휴가를 즐기며 인간다운 품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한국사회 교육개혁의 실패는 불평등한 계급재생산구조를 타파하려는 노력 없이 교육제도 그것도 협소한 입시제도 자체의 변화를 통해 개혁인 양 큰소리친 탓이다. 계급 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고강도 개혁 없이 교육개혁은 불가능하다. 한국사회에서 세칭 명문대 진학은 이른 바 높은 연봉, 좋은 직장으로 연결되고 이는 사회경제적 지위와 연결돼 왔다.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 욕구인데 80%가 넘을 정도로 높은 대학진학률과 과열 입시경쟁교육은 그러한 현상이 반영된 결과이다.

따라서 학벌사회 해체나 과열 입시경쟁교육 해소, 그리고 대학진학률의 정상화 문제는 본질적으로 같은 뿌리에서 나온 다른 현상이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하는 학벌사회 구조나 학력 인플레 현상은 조세정책에 기초한 고강도 사회개혁을 통해 계급 평등 사회를 지향할 때 눈 녹듯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북유럽처럼 보유세 및 누진적 개인소득세율을 강력하게 적용하고 개인 담세율을 북유럽처럼 40% 이상으로 현행보다 2배 가까이 끌어올려야 한다. 법인세 또한 북유럽처럼 25%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국사회 재벌 대기업에 대해 강력하게 과세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개혁이 전제되면 한국사회도 계급 평등한 사회로 변모할 것이고 교육문제는 저절로 해소될 것이다. 그리하여 덴마크처럼 공부 못하는 자녀가 대학을 간다고 말할까봐 부모가 걱정하는 사회가 되어야 정상적인 사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로 학교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현행 학교자율책임제를 학교공동체 자율책임제로 전환시켜야 한다. 학교장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학교장을 위계질서의 정점에 둘 게 아니라 교사-학생의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주변 참모 조직으로 재배치해야 한다. 학교문화 역시 수직적인 위계질서에서 수평적인 협력체제로 변화해야 한다. 인격적으로 동등한 시선으로 학교구성원 간 서로를 바라볼 수 있을 때 교육개혁은 학교현장에서 그리고 교실에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시민교육이 학교현장에 시급히 뿌리 내려야 하는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시험을 최소화하고 현행시험의 비교육적인 평가방식인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프랑스 바칼로레아 사례처럼 논술형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한다면 아이들의 삶이 달라지고 학습태도와 수업방식 전 부문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도래할 것이다.

5지 선다형 상대평가가 아니라 논술형 절대평가 방식으로 아이들을 평가한다면 아이들은 저절로 책을 읽고 저절로 함께 모여 토론을 하며 생각의 지평을 넓히려 애쓸 것이다. 프로젝트 수업, 발표수업, 독서수업, 토론 수업, 심지어 글쓰기 수업마저 아이들의 일상이 될 수 있다. 이는 혁명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선다형 상대평가 방식에서 논술형 절대평가 방식으로의 전환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수업혁명, 교실혁명을 실감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자율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한국사회 교육개혁은 시대의 소명이다. 나아가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은 교육개혁이 지향하는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모쪼록 촛불의 힘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서 남은 임기 동안 교육개혁이 성공적으로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북유럽 교육 #핀란드 #제4차 산업혁명 #교육개혁 #사회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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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동기는 일제강점기 시절 가족의 안위를 뒤로한 채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펼쳤던 항일투사들이 이념의 굴레에 갇혀 망각되거나 왜곡돼 제대로 후손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점이 적지 않아 근현대 인물연구를 통해 역사의 진실을 복원해 내고 이를 공유하고자 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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