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탓에 학교 무너져" 교사 전원이 진정서에 동의

[발굴] ‘팬티 발언 교장’ 논란 확산... 교사들 "성희롱에다 학생 인권침해까지"

등록 2018.12.31 17:24수정 2018.12.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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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경기 평택 S초 교장의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가 경기도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교사 성희롱에 학생 인권침해까지 벌인 독단적 교장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이 진정에는 이 학교 교사 100%가 모두 동의했다.  

"변기에 열선 깔더니 아이들 쫓아냈다"

31일 기자는 '경기 S초 교사 일동'이라고 적힌 A4 용지 10장 분량의 문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이 학교 전체 교사 22명 전원이 동의해 지난 30일 경기도교육청과 인권위에 낸 진정서다. 교사 모두가 교장의 처벌을 요구하며 진정서를 낸 것은 교육계에선 무척 드문 일이다. 

교사들은 진정서에서 "교장이 독단적인 방식으로 부당한 (학생) 인권침해, 성희롱 발언,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라면서 "독단적인 학교장으로 인해 협력적인 학교문화가 무너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한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학생 인권침해'에 대해 교사들은 "올해 10월, 사전 의견수렴도 없이 교장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교장실 앞 여자화장실 좌변기 의자에 열선을 설치했다"면서 "그런 뒤 1, 2학년 여학생들이 이 화장실을 사용하면 교장은 '여기는 선생님들 화장실이다'라고 하며 아이들을 쫒아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화장실은 '교직원 화장실'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여자 화장실'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교사들은 또 "올해 5월 일주일간 벌인 문화예술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학부모와 함께 그린 벽화 속 물방울을 교장이 지우라고 요구해 교사들이 교장의 행동이 비교육적이라고 분개했다"고 고발했다.

교장이 물방울을 지우라고 요구한 까닭은 "처음 계획과 달리 물방울을 그린 것이고 너무 지저분하다"는 것. 교사들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을 적은 아이들의 일기장을 보고 우리도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위안부 할머니 수요집회 참여도 막아"
 

경기 S초 교사 전원이 경기도교육청 등에 낸 진정서 ⓒ 제보자

 
이어 '독선과 복종 강요'에 대해 교사들은 "지난 해 10월에 학생들이 계획한 위안부 할머니에게 편지 쓰고 수요집회에 참여해 편지 전달하기 행사를 교장이 빼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교장의 경영철학과 위배되며 편향적이라는 것이었다"고 교사들은 진정서에 적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A교장은 또 올해 3월 학교 주차장에서 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주차 장소에 다른 교사가 주차하자 교무부장에게 "거기는 교장이 주차하는 곳이다. 그 선생님에게 다른 곳에 주차하라고 전하라"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교사들은 진정서에서 평소 이 교장이 "'교장은 아버지, 교감은 어머니, 교무부장은 큰아들'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교장이 전체 교직원회의 결과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야외활동하는 날 청바지를 입고 온 교사에게 '그런 옷을 입고 오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 한 교사는 31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교사들이 모두 진정서에 동의한 것은 교장 한 사람 때문에 아이들 교육이 커다란 지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교사도 "교사들이 참고 참다가 터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교장이 다른 학교로 옮겨져 다시 교장 노릇을 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 진정 내용 조사 착수

기자는 교사들의 진정 내용에 대해 A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이날 학교 전화와 교장 핸드폰으로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겼다. 이 교장은 학교 직원을 통해 "일이 많고 회의가 많아서 전화통화가 어렵다"는 말을 전해왔다.

한편, 이 교장은 여교사에게 "팬티를 잘 생각해 벗어라"고 발언해 이 학교 성고충심의위로부터 '언어적 성희롱'이라는 결정을 지난 27일 받았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27일 "A교사가 교장이 '여자는 어디에서 팬티를 벗느냐에 따라 팔자가 달라진다', '○○○선생님은 어디서 언제 벗을 것인지 잘 생각해서 벗어라'라고 발언한 사실을 신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팬티 벗기 따라 팔자 달라져" 교장이 성희롱 http://omn.kr/1g67m).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교사들의 진정서 내용을 살펴봤고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조사 중"이라면서 "우선 성희롱 건에 대해서는 31일 평택교육지원청 직원들이 해당학교를 방문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 전원 진정서 #팬티 발언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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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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