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뜰과 충남지역 시민사회 단체들이 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재환
지난해 12월 태안, 예산, 아산 등 충남지역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전 조합원인 A(58)씨는 지난 달 20일 충남 아산의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죽음은 사건 발생 9일 후인 지난 달 29일에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최근 충남 전역에서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지역 인권교육활동가 모임 부뜰(대표 이진숙)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일 부뜰 회원들과 이선영(정의당) 충남도의원 등은 충남도청 1층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의 외주화를 반대한다"며 "일하다 죽는 사람 없는 충남을 만들기 위해 지방정부는 일터 안전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고 김용균 노동자의 산재 사망은 그냥 사고가 아니라 민영화와 하도급으로 위험을 외주화한 대한민국 공기업에 의한 타살이었다"면서 충남에서 잇따르고 있는 산재 사망사고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일갈했다.
이어 단체는 충남도에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단체는 "인권선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한다"며 "도민들이 어떤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지 산재 사고의 유형을 파악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의 소관업무라거나 관련 근거 법규가 없으므로 마치 지방정부의 소관 사무가 아닌 것처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인간다운 존엄이 보장되는 일자리 문제야 말로 지방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하청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다치고 죽는 현실, 최저가 낙찰 도급 방식으로 사실상 인력 파견인 하도급의 현실, 위험과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면서 "우리 자신과 이웃이 죽음의 위험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무시와 부당 노동행위로 인간의 존엄함이 박탈당하지 않도록 우리는 더욱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 김용균 노동자의 동료인 김경진 노동자도 참석했다. 김씨는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지 20여 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진상조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위험한 컨베이어 벨트는 여전히 가동 중에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국회를 통과 했지만 죽음의 외주화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외주화를 멈추고 직접 고용을 하지 않는 이상 죽음의 행렬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선영 충남도의회 의원은 "나도 외동아들을 키우는 엄마이다. 사고가 있을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랐지만 그 기록은 계속 깨졌다. 우리의 아들과 딸들은 이윤추구의 재물이 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귀한 자녀들을 위험한 산업현장에 내몰 수밖에 없다. 제대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와 충남도, 도의회 등의 차원에서 TF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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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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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 명백한 사회적 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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