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새로운 SUV '엑스트레일', 가격은 매력적인데...

[오마이뷰] 수입 준중형 SUV시장서 3천만원대로 승부, 편의사양 등 아쉬워

등록 2019.01.05 12:34수정 2019.01.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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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닛산이 2일 출시한 준중형 SUV인 엑스트레일.

한국닛산이 2일 출시한 준중형 SUV인 엑스트레일. ⓒ 최은주

 자동차에 관심이 있다면 종종 다른 브랜드의 다른 차종을 언급하면서 '디엔에이(DNA)를 공유한다'는 식의 설명을 접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다는 말이다. 여기서 플랫폼이란 차량의 뼈대인 프레임을 비롯해 엔진, 제동, 배기 계통 등 차체를 제외한 기계장치들의 조합을 가리킨다. 

2019년 기해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첫 번째 신차인 한국닛산(아래 닛산)의 엑스트레일이 이에 해당한다. 이 차종은 르노삼성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큐엠(QM)6, 닛산의 준중형 SUV 캐시카이와 엔진과 서스펜션을 제외한 플랫폼을 공유한다. 그리고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준중형 SUV 로그와 같은 제품이기도 하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았지만, 닛산이 3세대 부분변경을 들여오면서 한국 소비자들도 해당 차종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단, 부산 출신의 로그는 최하위 사양이며 엑스트레일은 일본의 큐슈 공장에서 생산된다. 지난 3일, 경기도 용인과 이천시 일대 약 45킬로미터(km)를 돌며 엑스트레일의 상품성을 직접 경험해봤다. 

외관 디자인의 신선함은 적다. 브이(V) 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의 전면등 등과 같은 디자인 특징이 앞서 중형 세단인 알티마 등을 통해 소개됐기 때문이다. 또, 신차라고 하기에 제법 연식이 된 점도 있다. 미국에서는 2016년 9월에, 일본과 유럽 등의 해외 시장에서는 2017년 6월에 출시돼 엄연히 따지면 신차라고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날 현장에서는 "차라리 4세대 완전변경 신차를 들여왔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닛산이 2일 출시한 준중형 SUV인 엑스트레일.

한국닛산이 2일 출시한 준중형 SUV인 엑스트레일. ⓒ 최은주

 시승은 일반 국도를 지나 약 2킬로미터(km)의 곡선(와인딩) 구간 주행으로 시작됐다. 업체에서 제품의 주요 특징으로 꼽은 '짜릿한 주행 성능'을 느껴보라는 취지였던 것 같지만, 자랑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 맨 앞에서 대열을 이끄는 차량이 속력을 올리며 신속한 방향 전환을 유도했다. 하지만 왼쪽과 오른쪽으로 연달아 깊숙하게 이어지는 곡선에서 차체의 자세가 빠르게 돌아오지 않았다. 

또 언덕의 기울기가 가파를 경우, 엔진 소리에 걸 맞는 힘찬 모습도 없다. 힘겨워 하는 정도는 아니나 시원하게 올라가지도 않는다. 더불어 이날 시승의 90%는 고속도로에서 진행됐다. 직선 구간에서 고속도로 제한 속도까지 부드럽게 속력을 끌어올렸다. 엑스트레인은 2.5리터(L) 가솔린 엔진에 무단변속기가 조합을 이뤄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4.2kg.m의 힘을 낸다. 

왕복 90km 가량의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기록된 연료효율은 1리터당 9.0km였다. 공인 연비는 두 바퀴 굴림을 기준으로 11.1km/l이며 시승을 진행한 네 바퀴 굴림은 10.6km/l다. 신고된 수치와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실망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날 이 차의 느낌은 시종일관 '가볍다'였다. 


엑스트레일은 3000만 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수입 SUV를 구매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순히 수입 SUV에 초점을 맞춰 가격을 지불하기에는 아쉬운 부분들이 너무나도 명확하다. 수입차를 고집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보다 좋은 조건의 편의사양과 안전사양이 탑재된 국산 차종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단점은 엑스트레일의 경쟁차종도 해당된다. 

 
 한국닛산이 2일 출시한 준중형 SUV인 엑스트레일의 실내.

한국닛산이 2일 출시한 준중형 SUV인 엑스트레일의 실내. ⓒ 최은주

 우선, 반자율 주행 기능은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인텔리전트 차간 거리 제어 기능은 앞 차와의 거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정속 주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그러나 카메라로만 인식하는 차량 이탈 방지 시스템은 말 그대로 경고에 그친다. 경고음을 울리고, 핸들에 진동을 주며 약간의 제동을 해준다. 


공간 활용성도 기대 이하다. 최근 소형 SUV 차종도 나름의 설계로 이를 강조하고 나서는 반면, 엑스트레일은 실내 수납 공간이 차급에 미치지 못한다. 대신, 트렁크 공간을 최대한으로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쪽 설명이다. 또, 주행 중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 수직선상에서 스티어링휠(운전대)보다 약간 아래에 위치해 시선을 내려야만 한다. 

주행모드 변경 버튼은 주행 중 사용이 위험하다. 스티어링휠 왼쪽 아래의 주유구와 트렁크 버튼밑에 자리를 잡고 있다. 각 주행모드도 변별력이 떨어져 사용에 의미가 없는 기능이라면 차라리 없애어 버리고 다른 부분에 집중을 했다면 나았겠다는 아쉬움이 짙다.

또, 각 기능들의 버튼 스타일이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차량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 터보 차종의 부재도 아쉽다. 이에 대해 정승민 팀장은 "전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2.5 가솔린 엔진을 들여오게 됐다"고 밝혔다.

엑스트레일의 국내 판매 가격은 3460만 원~4120만 원이다. 회사는 현재 국내서 판매가 중단된 혼다의 씨알-브이(CR-V)와 올 상반기 5세대 완전변경 신차 출시를 앞둔 도요타의 라브(RAV)4보다 목표 판매량을 높게 설정했다. 
 
 한국닛산이 2일 출시한 준중형 SUV인 엑스트레일.

한국닛산이 2일 출시한 준중형 SUV인 엑스트레일. ⓒ 최은주

 
#닛산 #엑스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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