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히틀러"-"정권 퇴진"... 한국당 당권 주자의 '말말말'

[현장] 한국당 당대표 후보들의 지지 유세장 된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

등록 2019.01.27 19:11수정 2019.01.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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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여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행사는 유력 당권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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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여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행사는 유력 당권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 곽우신

자유한국당이 27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80여 명의 한국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각 지역위원회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국회 본관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당초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의 폭로, 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철회 등을 두고 정부‧여당을 향한 강경투쟁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오는 2월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모이면서, 이날 규탄대회는 당대표 후보자들의 지지 유세 현장처럼 되어버렸다.

"문재인 좌파독재, 히틀러 나치즘 독재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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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여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행사는 유력 당권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 곽우신

이날 행사는 국민의례 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의 공개발언 순으로 이어졌다. 애국가 제창을 생략하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단상으로 나오자 당원들 사이에서 왜 애국가 제창을 생략하느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결국 당초 예정에 없던 애국가 제창이 뒤늦게 진행됐다. 그 다음은 민경욱‧한선교‧이채익 등 각 당내 특별위원회 위원장들의 경과보고 순서였다.

날 선 언어들이 오갔다. 당 지도부는 "소위 '문빠' 세력이 모두 나서서 선량한 문화사업이라고 (손혜원을) 비호하고 있다", "좌파독재 막아내자" 등의 말을 외쳤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조해주를 단두대로", "손혜원을 잡아 죽여라"와 같은 거친 말들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당권 주자 9명의 발언이었다. 국회에서 진행된 만큼 이날 발언은 선수를 고려해 심재철‧정우택‧주호영‧조경태‧안상수‧김문수‧김진태‧오세훈‧황교안 순으로 정해졌다. 발언 시간은 2분으로 제한됐다.

제일 먼저 등장한 심재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좌파독재가 히틀러 나치즘 독재를 닮아가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심 의원은 "히틀러는 독일민족공동체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우며 민족공동체를 강조하고 있다", "히틀러는 유태인 600만 명을 학살했다. 문재인 정권은 소위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대한민국 역사를 적으로 돌려가며 과거를 부정하고 있다", "히틀러는 정치를 도덕과 이념으로 규명했다. 문재인 정권도 유전자가 다르다고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강조한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문재인 정권을 히틀러와 비교했다.


다음 주자는 정우택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내로남불 정권이고, 독선‧독재 정권"이라며 "이제는 헌정파괴까지 하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정권이 "장기집권의 야욕을 드러냈다"라며 "다함께 문재인 정부를 타도하는 데 앞장서자"라고 외쳤다.

주호영 의원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여준 당원 여러분, 애국 시민 여러분 고맙다"라며 "(이 정부의 문제가) 안보‧외교‧사법부에 심지어 내로남불‧후안무치까지 끝이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우리가 뭉쳐야 한다"라며 "끝까지 저지하자. 힘을 모으자"라고 짧게 발언을 마쳤다.

민주당 출신 조경태 의원은 자신을 "2012년에 문재인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5대 불가론을 주장했던 의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문재인 그 일당이 적폐세력이다"라며 "손혜원의 잘못된 적폐행태를 문재인 대통령은 눈을 감아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손혜원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께 사죄하라"라고 요구했다.

안상수 의원은 "이승만 대통령이 건국하고 박정희 대통령이 '한강의 기적'으로 3만불 소득에 5000만 국민이 있는 세계 7대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우리 자유한국당이 만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 대한민국이 망해가고 있다"라며 "2020년 총선에 압승해서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어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우리 모두 단결해야 한다"라며 "말뿐인 단결이 아니라 누가 진짜 단결을 위해 일했는지 잘 확인해달라"라고 호소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우리 대한민국이 죽지 않음을, 우리 자유한국당이 살아있음을 알릴 수 있도록 청와대 앞에서 매일 이런 시위를 주최하자"라고 당 지도부에 제안했다. 그는 "문재인이 문제다. 자유한국당이 답이다"라고 소리질렀다.

"이런 투쟁은 광화문 앞에 가서... 문재인은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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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여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행사는 유력 당권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 곽우신

당권 주자들 중에서도 가장 '핫'했던 건 마지막에 몰린 세 명이었다.

김진태 의원의 경우 마이크를 잡기 위해 등장하자 "김진태"를 연호하는 소리가 국회 앞을 가득 메웠다. 앞선 당권 후보들의 경우에도 지지자들이 이름을 연호했지만, 앞선 소리에 비해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지지자들의 환호가 뜨거웠다. 환호 소리 때문에 발언 시작이 지연되자 김진태 의원은 "시간 없으니 그만하시라"라며 살짝 웃어보였다.

김진태 의원은 "진태 없으면 진퇴양난"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며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장외투쟁이냐 아니냐"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장외투쟁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다"라며 "이런 규탄대회는 광화문 앞에 가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장외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그는 "손혜원, 서영교, 조해주 두더지처럼 나오는 게 너무 많다"라며 "이거 하나하나 막다 보면 시간이 다 간다. 그 몸통인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켜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 정권을 타도하자.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라고 외치며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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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여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행사는 유력 당권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 곽우신

다음 주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었다. 오 전 시장의 등장에 만만치 않은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오세훈 전 시장이 마이크를 잡고 계단 쪽에 서 있는 의원들과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을 시작하자, 다른 쪽에 서 있던 지지자들이 "여기 좀 봐달라"라며 아우성이었다.

오 전 시장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이 나라가 정말 정의로운 나라냐. 민주당 정권이 정의롭느냐"라고 외쳤다. 그는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해 비교적 차분하게 조목조목 나열하기 시작했다. 발언 시간이 다소 길어지자 다른 후보 지지자들이 "2분 넘었지 않느냐", "왜 오세훈만 길게 하느냐"라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오 전 시장 지지자들 중 일부가 "조용히 해라"라며 잠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실패한 대통령 문재인은 물러가라", "무능한 대통령 문재인은 사죄하라", "브로커 대통령 문재인은 사퇴하라"라고 외치며 자리로 돌아왔다.

마지막은 황교안 전 총리였다. 황 전 총리도 꽤 큰 호응을 받으며 단상으로 나왔다. 황 전 총리는 "지금 열네 분 말씀하셨다. 틀린 말 하나 있느냐"라며 "하나도 없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제 행동해야 한다"라며 "좌파의 악정을 끝내야 된다"라고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우리가 힘을 합하면 된다"라며 짤막하게 발언을 마무리했다.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대회가 끝난 후에도 당권 주자들에게 악수를 요청하거나 사진을 찍자고 하며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서로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각자의 세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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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 모여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 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행사는 유력 당권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 곽우신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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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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