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해변(2)(SW612/Pro400H)
안사을
함덕해변은 물이 들어오나 빠지나, 날이 좋거나 흐리거나 변함없이 아름다운 물빛을 자랑한다. 그런데 이곳을 방문한다면 바다를 보는 것 외에 서우봉의 산책길을 돌아보기를 권유한다. 그곳에는 일본군이 만들어놓은 진지동굴이 있다.
비단 이곳뿐이겠는가. 송악산의 내부에는 커다란 트럭이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는 동굴이 엄청난 규모로 건설되어 있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절벽이 있는 거의 모든 해변에 진지동굴이 있고, 한라산의 곳곳도 예외는 아니다. 어승생악 정상에 있는 동굴은 일본 최고사령부가 경계를 위해 건설한 곳이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제주도 전체를 병참기지로 사용했다.
탄압과 수탈은 오죽했으랴. 저 푸른 바다의 뒤편에는 누군가의 붉은 눈물이 있다. 어쩌면 그래서 이 바다의 푸름이 더욱 눈이 시리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무심히도 아름다운 것인지, 그 아픔을 덮어주기 위해 푸르른 것인지.
화산지형과 바다의 조화
제주도의 해변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다양한 화산지형이 제주 바다만의 풍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돌과 물은 그 성질이 반대이면서도 함께 있으면 아름다운 조합이 된다. 그래서 글자의 받침이 같은가 싶기도 하다.
제주 해변에서 볼 수 있는 화산지형은 쉽게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용암이 급격히 식어 만들어진 현무암 지대가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수성화산의 작용으로 화산탄과 화산재가 쌓여서 만들어진 지형이다. 아래는 현무암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