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 같은 책은 어떤 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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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같은 책은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될 수도 있다. 시원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나쁠 것은 없다. 콜라와 사이다는 김빠지면 끝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 마구 비판한 책들을 읽으면 뭔가가 해소된 느낌이 들어 시원하다. 하지만 그런 책은 다시 읽기엔 영양가가 없다.
싫어하는 것에 대해 날카로운 어조로 시의성있게 비판한 책들을 읽으면 뭔가가 해소된 느낌이 들기는 한다. 이런 책의 상당수는 지나치게 시의성에 의존하고 있어서, 곧 다른 책에 의해 대체될 운명이다.
책이 나온 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책의 영양가가 빠진다. 특정 관점에서의 날카로운 비판만 읽다보면 사안을 바라보는 감각이 치우쳐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번 이런 책을 읽는 것은 피해야 할 수도 있다. 대중 정치 서적이 이런 경향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책에는 두 가지가 있다. 나와 취향이 다른 책은 언젠가 취향이 바뀌어 보게 될 수도 있으니 나쁘게 볼 필요가 없다. 그런데 취향이 아니라 책 자체가 조리에 실패한 음식처럼 사람들에게 좋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우선, '불어 터진 컵라면'같은 책들이 있다. 컵라면에 물을 붓고 스마트폰을 하다 잊어서 시간을 초과한 컵라면같은 책 말이다. 기본적으로 내용 자체가 부실한데 페이지 수는 비정상적으로 긴 책(혹은 비정상적인 값어치의 책)들이 이에 해당한다.
별다른 내용은 없는데 억지로 양을 늘리려고 하니 앞에서 한 말이 뒤에 또 나온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보이지 않거나 저자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알게 되어도 평범한 말이라 책 자체가 큰 의미가 없게 느껴진다.
어려운 분야의 책인데 비전문가가 쓴 책이나, 책의 얼개를 짤 정보나 경험이 부족한데 쓰여진 책이 이렇다. 이런 책은 되도록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지 않는다. 중고서점에 이런 책을 팔러 가도 중고서점에 이미 넘치는 책이라 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 '가짜 맛집 음식'같은 책이 있다. SNS나 블로그 업체를 동원해서 단시간에 유명해졌지만 음식 자체는 별로 맛이 없는 손님을 언짢게하는 식당의 음식같은 책이다. 짧은 시일 내에 갑자기 유명해진 사람의 이름을 빌린, 그 유명인의 전문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관한 책은 유명인과 별다른 관련이 없을 확률이 있다.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유명해진 주제에 대한 책 중에는 내용이 비어있는 것이 많다. 읽으면 그냥 사기당한 느낌이다. 한때는 꽤 유명한 것처럼 보여도 나중에 찾아보면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들에게 잊혀 있다는 점에서 가짜 맛집과 닮았다.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출간한 책들도 절반 정도는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정치인과 관련된 책인데 책에 지나치게 사진이 많거나 종이 질이 이상할 정도로 좋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과 주의를 권하고 싶은 책에 대해 짧게 써보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음식처럼 책도 직접 대해보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다는 음식도 직접 먹어봐야 나랑 맞는지 알 수 있다.
책도 직접 읽어봐야 나랑 맞는 책인지 읽는 맛은 어떻게 다가오는지 알 수 있다. 직접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서 책의 맛을 찾으러 다니는 즐거움도 인생의 큰 낙이다. 좋아하는 맛을 찾았으면 같은 종류의 맛을 즐기는 길을 개척할 수도 있다. 맛집을 찾는 사람들처럼 좋은 책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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