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장 들어서는 황교안-나경원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끝내 답이 없었다. '5.18 망언' 의원 징계와 특별법 제정 처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와 시민사회에서 나오고 있지만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지난 2월 8일 '5.18 진상 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망언이 나온 지 104일째다(관련 기사 :
5.18기념식 참석 강행하는 황교안... 밀린 숙제는 '회피').
황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마땅히 간다"라고 밝히면서도, 5.18 관련 사안에 대해선 '국민들의 여러 의견을 감안해서 처리하겠다'며 추후로 미뤘다. 이대로 내일 '광주 방문'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막말, 답이 없다
황교안 대표의 5.18 방문 강행은 '한국당 막말 논란'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 고통을 못 느끼는 병도 있습니다. 한센병이죠. (중략) 만약에 대통령께서 본인의 생각과 다른 국민을 같은 국민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국민의 고통을 못 느낀다고 하면 그런 의학적 용어도 쓸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YTN <더뉴스-더정치>, 2019.5.16.)
지난 16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YTN <더뉴스-더정치>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빗대는 발언을 했다. 전날(15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황교안 대표가 국회에서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에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것은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표창원 민주당 의원과 논쟁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긴 세월을 병마와 싸우며 사회의 편견 속에서 고통받았을 한센병 환자를 생각하면 절대 할 수 없는 말이라는 비판이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김현아 의원은 결국 한센병 비유에 대해 17일 사과했다.
한국당이 이처럼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에 적극 나서지 않고, 연이어 '막말'을 쏟아내는 데에는 '정지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의원 개인으로서는 거친 발언으로 이슈화가 돼 본인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아 의원의 한센병 발언에 대해 정두언 전 의원은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는) 그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 차원에서도 현재와 같은 태도를 고수해도 '정치적으로 손해 볼 것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논란을 일으켜 '집토끼'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광주 방문 역시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한국당 지지율은 민주당과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로 줄이는 등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계속해서 오르는 당 지지율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고수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과 5.18 논란 등으로 인해 최근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의 격차는 다시 13.1%P로 벌어졌다. (tbs 의뢰, 리얼미터 조사 16일 발표, 더불어민주당 43.3%-한국당 30.2%, 95% 신뢰수준에 표준오차 2.5%P)
5.18 망언, 세월호 비하, 청와대 폭파, 문빠, 달창… 그간 한국당에서 불거져 나온 '막말' 논란들은 모두 손에 꼽기도 힘들 정도다. 1년 전 한국당의 모습을 떠올리면, 세월이 무상하다.
1년 전 무릎 꿇었던 한국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