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강제징병 희생자 유골이 안치되어 있는 사탑.
심오선(snap the5/Right45 대표)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유텐지 사무소에 있는 방문자 목록을 되짚어 보았다. 약 1년간의 방문 기록 중에서 한국인의 이름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후생노동성의 위안실에 안치되어 있을 때는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찾아뵐 수 없었다는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유텐지'의 경우는 우리의 무관심이 빚어낸 허탈한 상황이었다. 우리 선조에게는 유텐지도 후생노동성의 위안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유텐지'에는 현재 700위(남한 출신자 275위, 북한 출신자 425위)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이 중 309명은 구육군, 342명은 구해군, 나머지 49명은 군소속 가족이었다. 유텐지에 안치된 유골이 처음보다 다수 줄어든 이유는 한국(남한)의 유가족에게 반환되었기 때문이다.
반환 작업은 1974년 11월부터 2010년 5월까지 9번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마지막 반환 작업 이후, 정치적인 이해관계의 악화로 인해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이다.
한적한 유텐지와 번잡한 벚꽃 명소
나는 칼럼 작성을 위해 유텐지를 다수 방문했는데, 마지막으로 유텐지를 방문한 날은 벚꽃이 만발한 3월 말이었다. 벚꽃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드는 3월 말의 도쿄. 그 속에서 유텐지는 아주 한적하니 조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