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씨와 상추씨. 열무씨(왼쪽)는 며칠 전에 구입했고, 상추씨(오른쪽)는 몇년 전에 구입했다. 몇년 전에 구입해 보관하며 탈색되어 상추씨 일부만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자연 상태의 열무 씨는 갈색 계열이다. 씨앗들을 물들인 것은 살충제라고 한다.
김현자
우리가 시중에서 사서 뿌리는 열무나 상추 같은 채소 씨앗들은 붉은색이나 푸른색, 혹은 형광색 등 여러 가지 색깔로 코팅되어 있다. 종묘회사들이 씨앗들이 불량으로 변질되지 않게 하고자, 그리고 벌레에게 먹히지 않게 하고자 살충제로 코팅했기 때문이다.
흔히 채소는 건강에 좋은 먹거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처럼 살충제로 코팅된 씨앗들을 키워 얻은 채소들이 과연 몸에 좋기만 할까? 생각해 볼 일이다.
게다가 씁쓸한 것은 한번 수확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종묘회사들이 해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팔아먹고자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씨앗(씨앗을 받을 수 없도록 만든 F1종자나 불임 종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씨앗 값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고 한다. '금값보다 비싼 씨앗'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미 비싼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농부들은 해마다 사서 심고 있다. 받아 뿌릴 토종씨앗들이 이제는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 농부(촌)들이 처한 현실이자, 우리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하는 우리 먹거리의 현실이다.
이에 사람들이 뜻을 모았다. '예전 농부들처럼 우리도 씨앗을 받아 심는 농사를 짓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농사를 짓게 하자. 예전 농부들처럼 씨앗을 받아 농사를 짓고, 그런 씨앗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우리 토종 씨앗들을 모아보자. 그리하여 씨앗을 늘려 필요한 사람들과 나눠 심자라고.
도서관에선 일정기간 책을 빌려준 후 되돌려 받는다. 이에 착안, 일정의 씨앗을 빌려 준 후 그 씨앗으로 농사 지은 것 일부를 돌려받는 씨앗 도서관들이 최근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