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스터 션샤인 중에서
임세웅
"나는 글의 힘을 믿지 않소. 허나 귀하는 믿소."
"글도 힘이 있소.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오. 애국도, 매국도, 모두 기록해야 하오. 그대는 총포로 하시오. 내가 기록해 주겠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중 애신이 희성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총을 든 애신과 달리 글을 통해 애국이든 매국이든 기록을 통해 조국의 상황을 알리겠다는 희성을 응원하는 애신은 진심 어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총을 들고 의병 활동을 하는 것만이 애국이 아님을 애신도, 희성도 깨달았던 것입니다. 선비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첫째는 거병이고, 둘째는 은거이며 셋째는 자결한다고 합니다.
구례로 이사 후 구례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후 자결 순국한 매천 황현 선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특히 피아골 연곡사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순절한 고광순 의병장과 비교하며 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관심 있게 시청하면서 총을 들고 일본군에 맞서 싸우는 애신뿐만 아니라 기록을 통해 당시 상황을 기록하겠다는 희성의 결심 또한 애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구한 말 상황을 기록했고 호양학교를 설립해 후진 양성에 힘을 쏟았던 매천 황현 선생의 깊은 뜻을 깨닫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