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에 노동자들이 모여든 까닭... "해고는 살인이다"

한국도로공사 수납원 노동자 1500여명 이달말 '계약종료' 위기... "직접고용 나서라"

등록 2019.06.29 15:05수정 2019.06.3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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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톨게이트 영업소에는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민주노총 서산태안위원회가 설치한 '우리가 옳다, 직접고용 쟁취하자' 펼침막이 걸려 있다. ⓒ 신영근

28일 서산 톨게이트에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 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제가 열렸다. ⓒ 신영근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 박순향 부지부장은 "이미 수십 명의 수납 노동자가 해고됐고, 이달 30일 1천5백여 명의 노동자가 해고될 예정"이라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라고 호소했다. ⓒ 신영근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이달 말 계약종료로 해고 위기에 처했다. 수납원 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가 설립한 자회사 입사를 거부하는 한편, 한국도로공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28일 서산 톨게이트에서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아래 톨게이트본부) 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여한 문화제가 열렸다.

특히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 입사를 거부하는 전국 1500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할 예정이다. 서산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 14명(한국노총 소속 5명 포함)도 해고 대상이다.

전국의 수납원 노동자들은 6000여 명으로 이중 4500여 명은 자회사 전환에 동의했다. 그러나 1500여 명은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방침에 법원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화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8일 서산 톨게이트에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 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제가 열렸다. ⓒ 신영근

28일 서산 톨게이트에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 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서산지역 노동. 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제가 열렸다. ⓒ 신영근

28일 서산 톨게이트에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 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서산지역 노동. 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제가 열렸다. ⓒ 신영근

상황이 여기까지 온 이유를 살펴보자. 지난 2013년 수납원 노동자들은 한국 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실제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으로 봐야 한다면서 2015년 1심, 2017년 2심 모두 수납원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승소 이후 3년째 이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대법원이 판단을 미루는 사이, 한국도로공사는 수납업무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수납원 노동자들에게 전환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도로공사는 이미 지난 1일부터 단계적으로 자회사 전환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납원 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 전환 동의서와 근로계약서 등의 작성을 거부하며 전국의 영업소에서 지난달부터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것.

특히, 이날 문화제가 열린 서산 톨게이트는 지난 2015년 도로공사와 서산 톨게이트 수납 용역업체가 계약을 맺는 과정에 3명의 노동자가 해고되면서 두 차례 파업투쟁을 벌인 바 있다. (관련기사 : 파업으로 인한 벌금 6백만 원.. "동지들의 연대로 마련했어요").


이 같은 치열한 싸움 속에 지난 4월 1명의 해고자가 축하 속에 복직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들에게는 또다시 해고 상태나 마찬가지인 '계약 종료'라는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한국도로공사의 행태에 대해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본부 박순향 부지부장은 "수납원 노동자들은 이미 법원에서 정규직이 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결을 받았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도로공사는 노동자들에게 자회사로 가거나 기간제 노동자가 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라면서 도로공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문화제가 열린 서산 톨게이트는 지난 2015년 도로공사와 서산 톨게이트 수납 용역업체가 계약을 맺는 과정에 3명의 노동자가 해고되면서 두 차례 파업투쟁을 벌인 바 있다. 해고된지 4년만에 지난 4월 복직한 도명화 조합원은 복직 두달반 만에 다시 해고 될 처지다. ⓒ 신영근

28일 서산 톨게이트에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 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서산지역 노동.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서 수납원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불꽃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신영근

28일 오후 서산 톨게이트에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 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서산지역 노동. 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제가 열렸다. ⓒ 신영근

그러면서 그는 "이미 수십 명의 수납 노동자가 해고됐고, 이달 30일 1500여 명의 노동자가 해고될 예정"이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날 연대 투쟁에 나선 민주노총 서산태안위원회 신현웅 대표는 "직접고용만이 정답이다, 정부가 약속한 것 지켜주면 된다"라면서 "한국 도로공사는 1500여 명을 길바닥으로 내몰지 마라, 해고는 살인이다"며 수납원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했다. 

지역 노동계에서는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법원이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이라는 법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로 자회사 전환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전국의 수납원 노동자들은 지난 25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톨게이트 수납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대법원 판결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3년째 판단을 미루고 있는 대법원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이날 열린 문화제에 참석한 천북 톨게이트 김경남 지회장은 "지난 15일 14명의 수납원 노동자들이 (천북 영업소)에서 갑자기 해고됐다"라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근무 당시에 입었던 옷을 보고 한참을 울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고 이후에도 조합원들과 계속 출근하면서, 반드시 이 자리에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면서 정부의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28일 서산 톨게이트에는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본부 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해 서산지역 노동. 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제가 열렸다. 집회가 참가한 노동자들이 촛불을 들고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 신영근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이달 말 계약 종료로 해고 위기에 처했다. 수납원 노동자들은 한국 도로공사가 설립한 자회사 입사를 거부하는 한편, 한국 도로공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 신영근

서산톨게이트 요금소에도 자회사 전환을 반대하며,'직접고용쟁취'라는 손팻말이 붙어있다. ⓒ 신영근

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 서산 영업소에서 해고되고 4년 만인 지난 4월 복직했던 도명화 조합원은 "(정부는) 정규직 전환이라고 하지만 자회사 전환이 명백하다"라며 "결국 정부의 잘못으로 인해서 우리가 해고되는 것이다"라고 짚었다.

이어 "해고가 더 문제 있고 심각하다는 것을 많은 노동자들이 느끼고 있다"면서 "많은 동지가 해고되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자회사 전환이 아닌 직접고용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수납원 노동자들의 주장에 대해 도로공사는 해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외주업체와의 계약이 끝난 것으로 대법원에서 1, 2심과 같은 판단이 내려지면, 자회사로 가지 않은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민주노총 톨게이트 본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도로공사는 요금수납업무가 자회사에서 전담한다는 이유로, 다른 업무를 담당할 것이라고 밝혀 또 다른 갈등이 예상된다. 

한편, 톨게이트 본부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오는 30일 서울영업소에서 해고자 1500여 명이 대량해고 규탄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 달 1일부터는 청와대 앞에서 농성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톨게이트수납원노동자 #톨게이트직접고용 #한국도로공사자회사 #청와대앞농성투쟁 #도로공사직접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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