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장우성 화백의 표준영정.
<무한정보> 김동근
"스물다섯 불꽃청년 윤봉길이 아니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 충의사에 모셔진 윤봉길 의사 표준영정을 교체하기 위한 중지가 모이고 있다. 예산군 내 시민사회를 비롯해 민의를 대변하는 예산군의회와 충남도의회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형국이다.
윤 의사 유족과 선양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친일 논란을 빚고 있는 월전 장우성 화백이 영정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한인애국단 입단사진과도 다르다"며 "바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는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이자 예산 지명이 탄생한 지 1100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정완진 예산군의원은 지난 6월 20일 관광시설사업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이어 같은 달 28일 열린 제250회 정례회 5분발언을 통해 "영정교체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당연한 조치이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시의 경우 유관순 열사 표준영정을 그린 장우성 화백의 친일행적이 드러나자 2007년 공모과정을 거쳐 교체했다. 역사 바로잡기를 우리는 왜 못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줄 수 없다. 황선봉 예산군수님께서 하반기 우선과제로 선정해 올해 안에 친일화가가 그린 영정을 폐기하고 새 표준영정을 제작할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충남도의회는 6월 10일 도내 일제잔재 전수조사와 이를 청산하기 위한 '충청남도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한발 더 나아갔다.
특위는 우선적으로 청산해야 할 친일잔재로 '친일화가가 그린 윤봉길 의사·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을 지목한 뒤,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표준영정 지정철회를 추진하고 일제 식민지 잔재 청산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5일 '윤 의사 표준영정 지정철회 및 교체 의견서'를 군에 제출한 유족과 선양단체들도 가세했다.
윤 의사 며느리 김옥남씨는 "충의사 표준영정이 25세 청년 윤봉길을 나타내지 못하는 게 늘 안타까웠다"며 "의거 직전 한인애국단 선서 때 찍은 사진의 모습도 담고 있지 않다. 작가의 창작품이라지만 표준영정은 최대한 실존인물의 모습과 같아야 한다. 청년 윤봉길 의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표준영정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도 이미 같은 생각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