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갑질119’는 7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지난 600일 활동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마지막 토론회를 열었다. 방송계갑질119 법률 스태프로 활동해온 김한울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공인노무사는 이날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면 표준근로계약서 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시연
방송계갑질119 법률 스태프로 활동해온 김한울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공인노무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면 표준근로계약서 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한울 노무사는 "그동안 저비용-고수익만을 추구하려고 방송계 노동자들의 삶을 갈아 넣어 만들어 온 드라마의 제작 관행은 사전제작 시스템 도입 등 제작 방식을 바꾼다고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사전 제작임에도 장시간 노동이 발생한 이유는 '원래 이 바닥에서 늘 그렇게 해왔던' 제작 관행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노무사는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MBC <봄밤>이 드라마 제작현장 중에서 근로시간이 짧은 편이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연출가의 스타일"이라면서 "연출가가 기본 콘티를 미리 제공하고 이에 따라 촬영 현장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었기에 근로시간이 줄어들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tvN <아스달 연대기>는 통상 드라마 2배인 방송 전 6~7개월 전에 촬영에 들어간 '반-사전제작 드라마'였음에도 장시간 노동이 문제가 됐다.
김 노무사는 "지금까지 방송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장시간 근로시간 문제 해결은 드라마 연출가의 역량이나 드라마 내용에 따라 달라졌을 뿐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책이 없었다"면서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제작 현장에서 개별 근로계약서 작성이 정착된다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움직임이 보다 적극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스태프 죽음으로 이룬 조직화, "노동자라는 자각 필요"
김수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도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이 실행되면 장시간 노동과 턴키 계약 관행에 변화가 나타나고 표준인건비 기준을 마련해 비현실적인 제작비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큰 의의는 방송스태프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방송스태프지부가 논의 당사자로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점 자체에 있다"며 방송 스태프의 '노동자성 인정'에 큰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