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계약서 체결 '첫발'... 대구에 전태일 기념관 만들어질까

시민 모금 통해 총 5억원 모을 예정... 노동과 인권 교육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예정

등록 2019.09.17 19:01수정 2019.09.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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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태일과친구들은 전태일 열사가 사망한 지 50년이 되는 내년에 전 열사가 살던 대구의 옛 집을 기념관으로 만들기 위해 17일 오후 집주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 조정훈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고향인 대구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전태일 기념관'을 짓기 위한 첫 발을 뗐다.

지난 5월 창립한 (사)전태일의 친구들은 17일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시 중구 남산동 2178-1번지(약 198㎡) 옛 집을 매입하기 위한 매매계약서를 체결했다.

이 집은 전태일(1948~1970) 열사가 서울에서 살다가 1963년 다시 고향인 대구로 내려와 1년여 간 살던 곳이다.

전태일의친구들은 그동안 모은 기금 1억3000여만 원으로 계약을 맺고 크라우드펀딩과 음악회 등 다양한 방식의 시민 모금운동을 통해 총 5억 원을 내년 6월까지 추가로 마련해 매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매매계약서 체결식에는 이재동 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과 전태일 열사의 친동생 전태삼씨,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전태삼씨는 "8년 전 이 집을 찾아 집주인 최용출(69)씨에게 형님과 가족들이 살았던 집이라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 집을 살 테니 허물지만 말아 달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집주인 최씨도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 8년 전 찾아와 집을 사겠다고 했는데 오늘 나도 약속을 지키게 됐다"며 "전태일 열사의 혼이 남아 후손에게 전해졌으면 의미가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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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태일과친구들은 17일 오후 대구시 중구 남산동 2178-1번지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옛 집 주인과 기념관 건립을 위한 매매계약서를 체결했다. ⓒ 조정훈

  
전태일의 친구들은 내년 여름 공사에 착수해 전 열사 50주기인 11월 13일 기념관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념관은 노동과 인권 교육이 가능한 복합적인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김채원 전태일과친구들 상임이사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 열사의 집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짓겠다"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기념관 건립에 동참해 전 열사의 정신을 대구에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태일과친구들은 오는 23일 대구시 중구 '몬스터크래프트비어'에서 기념관 건립 비용 마련을 위한 후원행사를 연다. 또 오는 11월에는 전시 내용을 정하기 위한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전태일과친구들 #전태일 #기념관 #매매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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