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들이과 94개 시민단체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규명과 유해수습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외교부 관계자가 직접 나와 서한문을 수령해 갔다.
김종훈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업체 오션인피니티사와 스텔라데이지호 심해 수색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스텔라데이지호 선체 위치 확인, 수중촬영 및 3차원 소나 스캐닝을 통한 선체상태 확인, 미발견 구명벌 및 VDR 위치 확인 및 수색, 기술적으로 가능한 경우 VDR 회수' 등을 과업으로 명시했다.
지난 2월 17일 오션인피니티사는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와 같은 항해기록저장장치(VDR)를 회수했고, 나흘 뒤인 21일에는 유해로 추정되는 사람 뼈와 오렌지색 작업복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 그러나 수색 업체는 '유해 수습이 과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유해를 심해에 그대로 두고 와 큰 논란이 일었다.
어렵게 발견한 스텔라데이지호 블랙박스마저 지난달 초 '회수한 두 개의 칩 중 하나는 데이터 추출 불능, 나머지 하나는 7% 데이터만 복원'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허영주 대표는 "블랙박스 수거 당시 영상을 보면 오션인피니티사 선원들이 블랙박스 하단부를 임의로 분리하고 블랙박스를 자동차 세차하듯 세척했다"면서 "심해수색 경험이 전무 했던 오션인피니티가 부주의하게 블랙박스를 처리하면서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블랙박스 복원 실패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을 밝힐 결정적 증거인 선원들의 최후 음성을 복구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외교부는 이번 2차 심해수색은 진행하되 '1차 심해수색 당시 두고 온 유해를 수습하고 스텔라데이지호에 있던 두 개의 블랙박스 중 나머지 하나를 수거해 온다'라는 입장이다. 포렌식 심해수색에 대해서도 '조사기관은 따로 있다'면서 분명한 선을 그었다.
"사고 원인 조사라는 것이 포렌식 심해수색을 통해서만 가능한 건 아니라고 본다. 현재도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에 대해 중앙해양심판원과 해경 등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책임규명을 위한 형사재판도 근래 시작됐다. 그 과정을 통해 침몰 원인이 규명되리라고 본다."
그러나 강형식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국회에 공이 넘어간 상황이다"면서 "얼마나 적절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포렌식을 통한) 심해수색 여부 방식이 결정 가능하다"라는 여지도 남겼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외교부의 보다 분명한 입장'을 강조했다.
"1차 수색 때도 예산 타령만 하다가 외교부가 제대로 된 예산 설정을 하지 못해서 처음부터 부족한 금액으로 어설픈 수색만 하게 된 것이다. 어렵게 2차 수색을 진행하려고 하는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유해를 수습하고 블랙박스를 찾고, 축구장 3개를 합친 것보다 큰 스텔라데이지호가 어떻게 침몰했고, 선원들이 실종됐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이번 기회는 놓쳐서도, 놓칠 수도 없다."
"동생의 세금을 여전히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