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박재혁 의사 부산경찰서 폭탄 의거, 안내판 들어섰다

부산중구청, 광복로85번길에 설치... 손녀 "투탄장소 알리게 되어 다행"

등록 2019.12.27 09:19수정 2019.12.31 09:14
0
원고료로 응원
 
박재혁 의사 부산경찰서 투탄 의거 안내판 박재혁 의사가 투탄을 한 옛날 부산경찰서 자리에 안내판을 설치했다.
박재혁 의사 부산경찰서 투탄 의거 안내판박재혁 의사가 투탄을 한 옛날 부산경찰서 자리에 안내판을 설치했다.이병길
 


2019년은 3.1만세운동과 의열단 창단 100년이 되는 해였다. 3월에서 시작하여 11월에 독립운동 100주년 행사가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12월 26일 부산 중구청에서는 올해 마지막으로 <박재혁 의사 부산경찰서 폭탄 의거 안내판>을 세웠다. 겨울비가 오는 가운데 제막식도 없이 조용히 설치되었다. 사람들은 의열단장 김원봉은 잘 알아도 다른 의열단원을 잘 모른다. 또 부산에서 최초로 의열단의 성공적인 의거가 있었음도 잘 모르고 그 주인공도 잊고 있다.

식민통치의 상징이자 독립운동가를 탄압하는 경찰서는 당시 의열단의 5파괴 대상의 하나였다.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3대 독자로 태어난 박재혁(1895~1921)은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고, 부산공립상업학교 재학 때에는 《동국역사》 등사 배포사건과 비밀결사 단체인 〈구세단〉에 활동하다가 일본 경찰에 검거되어 고초를 겪었다.

당시 부산 범일동과 좌천동의 정공단 거리에서 살았던 그의 친구들은 훗날 항일독립운동사에 이름을 남겼다. 최천택, 오택(오재영), 김영주, 김인태, 왕치덕, 김병태 등이 그들이다.

박재혁은 졸업 후 상해, 싱가포르, 부산 등을 왕래하며 무역사업과 독립운동을 모색하였다. 그는 노모와 어린 여동생을 부양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1920년 의열단에 가입하고 의열단장 김원봉으로부터 자금과 폭탄을 받고 1920년 9월 부산에 돌아왔다.

1920년 9월 14일 오후 2시 30분경 박재혁 의사는 당당하게 조선옷을 입고 부산경찰서에 들어가 경찰서장 하시모토를 향해 폭탄을 던져 경찰서 일부를 폭파하고 서장 등을 부상시켰다. 이것은 의열단 최초로 성공한 의거였다. 당시 일본 신문은 "동경의 한복판에 투탄한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상처를 입은 채로 체포된 박재혁 의사는 1921년 3월 31일 경성고등법원에서 사형이 최종 확정되었다. 대구 감옥에서 복역 중이던 박재혁은 옥중에서 단식하다가 1921년 5월 11일 순국하였다. 그의 나이 27살이었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박재혁 의사 부산경찰서 투탄 의거 안내판
박재혁 의사 부산경찰서 투탄 의거 안내판이병길
 
박재혁 의사가 투탄한 부산경찰서는 현재 '부산시 중구 광복로85번길 15'이지만 경찰서 흔적 자체가 없고 이곳이 경찰서였다는 사실도 지역민은 모른다. 이에 부산 중구청에서는 박재혁 투탄 장소를 알리는 안내판을 가로 400cm, 세로 1,500cm의 크기로 상단에는 박재혁의 얼굴과 당시 부산경찰서 사진과 함께 한글로 당시의 의거를 서술하였으며 하단에는 영문 설명을 넣었다.

안내판을 세우는 데 큰 노력을 한 박 의사의 이손녀 김경은씨는 "박 의사의 투탄 장소를 알리게 되어 다행스럽다. 범일동 생가터는 주차장으로 방치되어 안타깝다. 부산 동구청에서 안내판은 준비 중이다. 박 의사와 관련한 사실들이 오류가 많아 계속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2020년은 박재혁 의사 의거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부산시나 보훈처에서 관심을 가지고 기념행사를 하였으면 좋겠다"라고 하였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이병길은 시인, 울산 민예총 감사, 보광중학교 교사, 영남알프스 일대의 지역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과 답을 추구하는 역사 탐험가이다. 저서로 『영남알프스, 역사 문화의 길을 걷다』, 『통도사, 무풍한송 길을 걷다』 등이 있다.
#박재혁 #의열단원 박재혁 #박재혁 투탄 #부산경찰서 투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부산, 울산, 양산 지역의 역사문화에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찾는 탐험가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