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전날 최고위원회의 의결 수용의사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습니다."
무척이나 비장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던 지난달 27일, 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이날 나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을 "불법사보임과 날치기 표결로 점철된 선거법"이자 "기형적 괴물이 된 선거법, 정체불명 선거제, 민심왜곡 선거제, 위헌적인 선거제"라 규정하며 "국민들께서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또 강 의원이 필리버스터에서 자신의 자녀를 언급했던 28일엔 이런 글도 적었다.
"연동형 비례제보다 더한 악법! 지금 대한민국은 대국민 사찰기구 설치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권력의 검은 비리를 감추기 위한 공수처! 온 국민을 상대로 없는 죄도 만들어낼 무소불위 사법기관 공수처! 절대 막아야 합니다!"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단 3주 만에 나 의원 관련 비리를 수사해 달라고 서명에 동참했다. 그리고 해당 시민단체는 "공수처가 하루빨리 설치되어서 최고위 권력층 공무원들의 비리를 일벌백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단체와 시민들로부터 고발당한 나 의원은 반대로 공수처를 "온 국민을 상대로 없는 죄도 만들어낼 무소불위 사법기관"이라 비난하는 중이다.
나 의원은 자신의 고발 사건에 침묵 중이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4차례에 걸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 검찰의 행태는 예사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 수사를 제대로 하고 싶지 않다는 공개적 표시거나, 고발인들을 지치게 만들려는 검찰의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강효상 의원과 함께 28일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왜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딸 특례입학 문제에는 눈을 감고 수사 하지 않느냐"며 "제한된 검찰권이 어떠한 가치에 따라 힘이 배분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검찰 출신인 같은 당 백혜련 의원 역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에 대한 수사는 전광석화처럼 진행된 반면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는 더디게 진행된다"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국민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조 전 장관의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혐의(직권남용)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이 전직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청구한 직권남용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윤석열 검찰'이 확인시켜준 '선택적 법과 원칙'에 대한 직무유기는 오늘도 계속되는 중이다.
기어코 해를 넘기게 된 패스트트랙 사건은 어떤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고발당했고, 참사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서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왜 수사하지 않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 작성자들과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고발한 공문서 위조 검사는 또 어떠한가.
이들 중 '윤석열 검찰'이 2020년 가장 먼저 조사해야 할 인물을 꼽자면, 사실상 1만 명이 넘는 시민들로부터 고발된 나경원 의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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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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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윤석열 검찰'이 가장 먼저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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