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이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남자대회 우승자인 이민우.
연합뉴스 =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박희영(33)이 바닥을 치는 절망을 딛고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총상금 110만달러)에서 치열한 연장전을 뚫고 정상에 올랐다.
4라운드까지 8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박희영은 유소연(30), 최혜진(21)과 공동 1위에 올라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전은 4차전까지 이어졌다. 2차전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유소연이 탈락했고, 4차전에서는 샷 실수를 한 최혜진이 흔들렸다.
강풍 속에서도 끝까지 차분한 플레이를 한 박희영이 우승컵의 주인이 됐다.
박희영에게 매우 뜻깊은 우승이다.
박희영은 한때 LPGA 투어의 한국인 돌풍 주역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골프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그는 16개 대회에 출전해 5차례 컷 탈락했다. 최고 성적은 베이 인터내셔널의 공동 12위였다. 시즌 상금은 10만3천327달러(약 1억2천만달러)로 110위에 해당했다.
저조한 성적으로 박희영은 2008년부터 12년 동안 유지했던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잃고 말았다.
공식 우승 인터뷰에서 박희영은 "작년은 내 생애 최악의 해였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더는 골프를 칠 마음이 안 들어서 골프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11세에 시작한 골프를 쉽게 그만둘 수는 없었다.
박희영은 11월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응시했고, 2위를 차지하며 2020시즌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박희영은 "Q스쿨에 응시했고, 올해 다시 대회에 나갈 기회를 얻었다"며 "나는 절대 멈추지 않았다. 이 우승은 신의 선물 같다"고 말했다.
박희영은 2011년 11월 CME 그룹 타이틀홀더스와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6년 6개월 26일 만에 개인 통산 3승을 달성했다.
1987년 5월 24일생인 박희영은 만 32세 8개월 16일에 우승하면서 지난해 지은희(34)가 세운 종전 기록(32세 8개월 7일)을 깨고 한국인 최고령 우승 신기록도 작성했다.
박희영은 박주영(30)과 자매 LPGA 투어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박희영의 부활과 함께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도 본격적인 올 시즌 시동을 걸었다.
앞서 열린 2020시즌 두 개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가 우승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 시즌 첫 2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것은 2014년 이후 올해가 6년 만이다.
하지만 시즌 3번째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 세 명이 우승과 공동 2위를 싹쓸이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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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우승' 박희영 "골프 그만둘까 했는데… 우승은 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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