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이 18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긴급생활비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유튜브
"'균형재정'을 유지하느냐, '적극재정'으로 파탄 지경의 시민을 살리느냐? 이 기로에서 서울시는 시민의 삶을 선택하기로 결단했다. 시민이 없는 건전재정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서울시민 117만7000여 가구에 30만~50만 원의 긴급생활지원비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국회를 통과한 11조7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으로는 '코로나19 보릿고개'를 넘을 수 없다며 정부안을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지원대상은 기존 지원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비전형 근로자(아르바이트생, 프리랜서, 건설직 일일근로자 등) 등이 포함된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다. 가구별(1~2인 가구 30만원, 3~4인 가구 40만원, 5인 이상 가구 50만원)로 지역사랑상품권(모바일) 또는 선불카드로 6월말까지 1회 지급된다.
117만 7000 가구라는 숫자는 서울시 중위소득 100% 이하 191만 가구 가운데 전날 추경안 등으로 정부 지원을 받게 되는 73만 가구를 뺀 숫자다. 이번 조치로 서울시민 300만 명 정도가 혜택을 받게 된다.
박 시장이 지난 10일 중위소득 기준 이하 가구에 60만원 지급안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17일 추경안에 반영되지 않자, 서울시 차원의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박 시장은 추경안을 최초 설계한 기획재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재부가 건전재정을 고민하면서 긴급생활비 지원을 뺀 것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 GDP 대비 채무비율이 우리나라는 40%에 불과한데, 미국과 일본은 각각 100%, 400%가 넘는다. 국민이 이렇게 어려운데 국민 없이 무슨 재정이냐? 이번 추경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2차 추경의 길이 열려있다고 본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살림을 맡아야할 시장으로서 재정 상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세입은 대폭 줄어들고, 감염병에 재난기금을 사용해본 전례가 없다"고 하면서도 "시민이 있어야 서울시가 존재한다는 게 저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긴급생활지원비 투입에 3271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시장은 "대상자의 80% 정도가 신청할 것이라는 전제로 예산을 편성했다. 신청기간에 제한이 있어서 100%는 안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만약 초과하면 예비비를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지원을 받기 위해 신청자들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425개 동주민센터마다 2명씩 850명의 지원인력도 투입하기로 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긴급지원의 명확한 근거 마련을 위해 '서울시 저소득주민의 생활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24일 개최되는 원포인트 시의회에서 추경안과 함께 의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박원순 시장 "117만 가구에 최대 50만원 지급"... '추경안+@' 추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