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름나물 무침
심재철
그러다보니 평일 출근하는 소상공인 아내 대신 제가 장을 보거나 부엌에 서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전에도 이런 경험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봄은 초록 생명들이 나눠주는 봄기운이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철' 음식이 면역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전 봄보다 자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가끔씩이라도 집 가까운 재래시장, 야채 가게에 들렀다가 제철 식물들을 만나면 더 고맙고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한참이나 허리 숙여 들여다 봅니다.
제 눈길을 가장 먼저 잡은 것은 비름나물이었습니다. 방풍, 세발나물, 취나물 등 요즘 쏟아져 나오는 식물들이 많지만 다른 것들에 비해 향이 지나치지 않아서 즐겨먹는 봄나물입니다. 지난 주에는 끓는 물에 데친 시간이 조금 길었는지 아내가 너무 흐물거린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덜 데치고 양념도 덜 넣었더니 자기 입맛에 딱 맞다고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