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쓰시로 대본영 지하호 안내 간판에 문제가 되는 문구.
김지혁
전쟁의 책임을 지고, 사죄하고자 하는 이들
나가노시의 소시민들과 시민단체는 대본영 공사에 강제 동원된 희생자를 추도하며, 지하호의 보존과 전체 공개 요구 운동을 1986년부터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죠잔 지하호의 전체 공개를 요구하는 이유는 죽은 희생자의 유골을 발굴하여 유가족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1995년 8월 10일, 드디어 240명이 넘는 사람들의 서명과 기부금으로 '조선인 희생자 추도 평화 기념비'가 죠잔 지하호 앞에 세워진다. 역사의식을 가진 나가노 시민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1998년 2월에는 '산업 위안부'에 관한 역사관(또 하나의 역사관, もう一つの歴史館)을 설치하여 어둠 속에 숨겨져 왔던 진실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패닉상태이다. 2월 말, 한국에 급격히 퍼진 코로나로 인해 공포에 휩싸였다. 해외에서는 한국을 위험 국가로 지정했으며,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입국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딱! 한 달이 지난 3월 말, 지금은 반대로 전 세계가 한국의 대처에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우리를 일으켜 준 것은 '정부 대응' '중국' '신천지' 등에 대한 비난이 아닌, '이겨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역사 또한 '일본 정부'와 역사의식이 없는 '무지한 일본 시민'에 대한 비난보다, 깨어있는 역사 의식으로 진실을 알리고, 전쟁에 대한 책임과 사죄를 하고자 하는 이들을 조금 더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