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일반인 공개를 위해 안전 장치를 설치한 지하도, (우) 당시의 작업 현장을 느낄 수 있는 굴
김지혁
배식은 수수 70%, 쌀 30%였다. 작업 기계는 약 9kg이나 나갔으며, 사람이 하나하나 손으로 들어 사용해야 했다. 당연히 나이 든 이들은 버티지 못했으며,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도 늘어났다. 가혹한 노동과 열악한 처우에 도주하는 노동자도 생겨났다. 도주에 실패한 이들은 총살 당했다.
어느 날 가지마조(鹿島組)에서 130명쯤 되는 노동자들이 형편없는 배식을 언급하며 대우 개선 운동을 일으켰다. 그러자 운동 주도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고, 운동에 동참한 노동자가 속한 반의 반장은 사살 당했다.
마쓰시로 대본영 지하호 공사의 희생자 수는 베일에 싸여 있다. 또, 노동자들의 유해가 매장된 장소도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최소암의 증언에 따르면 희생자가 많은 날은 하루에 5, 6명씩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반에서 누가 죽었는지, 누가 무슨 작업을 하다가 다쳤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금기였다. 상사의 귀에 들어가면 사무실로 끌려가 몰매를 맞았다. 만약 사무실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다니면, 다시 사무실로 불려가는데 그 후로 돌아온 이는 없었다고 한다.
마쓰시로 대본영 지하호의 작업은 극비로 진행되었다. 존재를 말살 당한 조선인 노동자들이었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強制動員問題解決と過去清算のための共同行動), 나고야 미쓰비시·조선 여자 노동 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협회(名古屋三菱·朝鮮女子勤労挺身隊訴訟を支援する会), 일본 제철 구징용공 재판을 지원하는 협회(日本製鉄元徴用工裁判を支援する会)는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 구제 재단·기금 설립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의 시민단체들은 시의 마지막 구절에 답변하고자 노력 중이다. 미쓰시로 대본영 지하호 앞에 세워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 평화 기념비'에는 '강제 連行(연행)되어 가혹한 勞動(노동)을 강요 당하여 희생된 수많은 조선인을 추도하고 과거의 전쟁 침략 가해를 깊이 반성하며 우호친선과 항구평화를 기원'하는 그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쿄 올림픽이 2021년 7월 23일로 연기되었다. 내년에는 세계 많은 이들이 도쿄를 찾을 것이다.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일본만 찾지 말고 역사의 흔적에도 발걸음해주었으면 좋겠다. 도쿄 올림픽의 뜨거운 열기가, 도쿄 근교에 잠든 우리 역사의 아픔까지 따뜻하게 끌어안아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