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학습터에 개설된 다문화특별학급 수강 강좌 화면이다. 교사가 유튜브를 통해 영상자료를 제작하여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는 복잡한 회원가입 절차가 없어 외국인가정 학생에게 접근성이 좋다.
정수기
우리가 집을 나서며, 나는 주머니에 준비해 온 과자를 꺼내어 리사에게 주고, 꼬옥 안아주었다. 리사는 이제야 환하게 웃었다. 혹시 학생을 방문하게 될지 몰라, 미리 교장선생님 결재를 맡아 과자를 구입해두었는데 잘 사용하게 되었다. 내가 이런 흐뭇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중언어 선생님은 러시아어로 "내일도 제때 안 하면 계속 집으로 올거야"라고 말했다.
리사는 "좋아요. 선생님들 모두 우리 집에서 그냥 사세요. 저는 좋으니까요"라고 답했다. 우리는 모두 웃으며 집을 나왔다. 리사의 아빠가 아파트 밖에까지 따라 나오며 무슨 말을 하였다. 내가 이중언어 강사에게 뭐라고 했는지 물었더니, "학교까지 바래다 드릴까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걸어서 불과 3분 거리 밖에 안 되는데... 고맙다며 사양했다.
이제 학급 온라인 수업에 대한 지원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듯하다. 우리 다문화특별학급 학생의 한국어 수업도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있다.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어도 온라인으로 배워두어야 한다.
나는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기 전, 한국어 수업을 못하는 다문화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유튜브로 학습자료를 올리게 되었다. 퇴근 후 영상을 직접 촬영하여 <러시아어로 배우는 생활한국어 100문장>, <질문과 대답 150문장> 등의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질문과 대답 150문장은 교실에서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교실한국어로 구성하였다.
러시아권 학생을 위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언어권의 학생 소수는 여전히 충분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으로 우리 학교 선생님들과 협의하여 지역의 여러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단 한명의 아이도 온라인 학습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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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시대, 가정방문하겠다고 했더니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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