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보조금 지원업체에 대한 정보가 수록된 일본 부흥청 홈페이지. 왼쪽 위에서 두번째 주식회사 히야마 유스포트가 식료품제조업으로 보조금을 받았다고 명시돼 있다.
일본부흥청
거주지 불명의 경제사범이 수십억엔짜리 국가 사업을 수주?
후쿠시마 의원의 폭로 이후 불과 몇 시간만에 숱한 의혹과 그에 근거한 기사들이 나오자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에 유스비오가 맞다고 인정하면서 임산부용 마스크 제조 이력 등 적절한 절차에 따라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가 장관의 인정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유스비오의 정체가 공식적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유스비오의 법인번호로 검색한 정보에 따르면 회사의 설립연도가 2017년이다. 불과 3년밖에 안된 회사가 수천억 규모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본사회의 통념상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본사 소재지는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 니시주오였으며 대표이사는 히야마 시게루(樋山茂) 로 되어 있다. 그런데 대표이사의 이름을 조사해 보니 매우 신기한 점들이 나온다.
히야마씨는 유스비오를 운영하면서 또다른 주식회사 '히야마 유스포트'라는 태양광 발전사업체의 대표이사를 겸직해 왔다. 그런데 이 히야마 유스포트는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복구하기 위해 신설된 부흥청이 2015년 실시한 후쿠시마 산업부흥기업입지 조성금(보조금.1969억엔 규모)을 받은 기업 명단에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 때는 유스포트의 주력산업인 태양광발전이 아니라 식료품 제조업체로 등록돼 있었다. 정확한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본래의 업종과는 상관없는 분야로 국가의 조성금을 받았다는 말이다.
게다가 히야마씨는 2018년 1월 3000만엔의 탈세혐의로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경제사범이다. 마지막으로, 매우 공교로운 일이지만 4월 9일 히야마 시게루의 자택이 이미 경매로 넘어간 사실이 발각됐다. 즉, 지금 그의 소재지는 알 수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을 종합해본다면 '탈세로 법적처벌까지 받고 아직도 집행유예기간에 있는 거주지 불명의 경제사범이 대표로 앉아있는, 고작 3년 전에 세워진 회사가 수십억엔 규모의 국가예산이 들어가는 천마스크 사업을 낙찰받았다'는 말이 된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궁금하다. 보통이라면 돈세탁(머니론더링)을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만약 이러한 돈세탁에 자민당 및 공명당이 개입됐다면 그 규모에서 전후 최대의 스캔들이 될 것이다. 돈세탁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회사가 낙찰받을 수 있었는지, 스가 장관이 말한 '공정하고 엄정한 프로세스'를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 스캔들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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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도쿄거주. 소설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에세이 <이렇게 살아도 돼>, <어른은 어떻게 돼?>,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를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최신작은 <쓴다는 것>. 현재 도쿄 테츠야공무점 대표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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