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6월 4일 오후 6시 경남도청 오른쪽 진입로에서 "구조조정 분쇄, 노동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윤성효
"끝장을 보자."
4일 저녁 경남도청 정문 오른쪽 진입로에 모인 1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외쳤다. 경남지역 여러 사업장에서 구조조정과 무급휴직, 희망퇴직, 일부휴업 등이 진행되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두산중공업 부당휴업 철회, STX조선해양 무급휴직 중단, (사천)항공산업 노동자 생존권보장. 구조조정 분쇄, 노동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 것이다.
이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기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노동자 집회는 경남도청 맞은편 도로나 인도, 공터 등에서 열렸다.
경남도청 정문 앞은 가운데 화단이 있고, 양쪽에 도로가 있다. 경찰은 경남도청으로 들어오는 도로는 허용을 했고, 경남도청에서 정문 방향으로 나가는 도로를 차단했다.
두산중공업, STX조선해양, 사천 항공부품업체 '어려움'
창원진해 STX조선해양은 2018년부터 지난 5월까지 2년 동안 6개월씩 순환무급휴직을 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회사는 6월부터 무급휴직 연장에 들어갔다.
이에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는 지난 3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노동자들은 STX조선해양 앞과 산업은행 창원지점 앞에서 대규모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거리 투쟁을 벌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벌였고, '일부 휴업'에 들어갔다. 사천지역 항공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생산 물량 감소가 심하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사천항공부품업체의 경우 "작년 대비 매출액이 70% 급감하고 항공부품 노동자 5000여명이 실질적으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조합원이 가입해 있는 사업장 50곳 가운데 20여곳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물량 감소로 휴업에 돌입했다"며 "경영자단체들의 노동법 개악 움직임에 맞춰 임단협 시기에 일부 사업장에서는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사측 개악안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정부와 김경수 지사, 산업은행은 무엇을 했느냐"
이에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집회를 연 것이다.
김일식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STX조선 동지들은 뼈를 깎는 2년 동안의 무급휴직을 감내했고, 생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 정상화를 바라며 버텨왔다"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와 김경수 지사, 산업은행은 무엇을 했느냐"고 했다.
그는 "현장의 정상화 없이는 STX조선의 정상화도 없다. 정부와 경남도는 노사합의를 존중하고 산업은행이 이행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이다. 있는 일자리를 지켜달라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