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창문을 열고 수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 착용과 에어컨 사용 관련 지침이 크게 완화됐다는 점이다. 처음엔 KF94 마스크를 쓴 채로 수업을 해야만 했다. 교사들은 하나같이 소리가 교실 뒤까지 잘 전달되지도 않을뿐더러 숨이 막혀 헉헉대느라 애초 수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아우성이었다.
에어컨도 처음엔 교실 창문을 1/3 정도 개방한 상태로 사용하도록 했다. 에너지 과소비 우려에다 냉방 효과도 떨어져, 지금은 쉬는 시간마다 환기를 시킨다는 전제로 문을 닫은 채 켜는 것으로 바뀌었다. 코로나의 위험은 멀고, 무더위의 고통은 가깝다.
오전은 그나마 견딜 수 있지만, 땡볕 내리쬐는 점심시간 이후는 아이들에게 지침 운운하는 게 죄스럽기까지 하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을 보면서까지 마스크를 바르게 쓰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어서다. 이쯤 되면, 아이들은 학교에서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받고 있는 셈이다.
얼마나 아이들이 가엾게 느껴졌으면, 수업 도중 마스크를 잠시 벗도록 허락했다는 교사도 있다. 어찌 아이들뿐이랴. 마스크 차림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에겐 하루 두세 장이 필요할 만큼 고통스러운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에어컨을 켠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모둠학습과 프로젝트 수업이 금지된 상황에서 학교 수업은 과목과 상관없이 죄다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으로 전환됐다. 마이크를 써보기도 하고, 기존의 원격수업과 대면 수업을 적절히 배분해 활용해보지만 역부족이다. 어느새 마스크는 수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되고 있다.
다들 수긍할 테지만, 지금 학교는 교육기관이 아니다. 자녀 돌봄에 지친 가정의 피로도를 낮추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방역 지침이 나름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 차라리 '피난처'다. 그런데,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이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물론, 무더위 탓만도 아니고 학교만 잘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학교에서 지침을 완벽하게 따르고 있다 한들, 아이들이 24시간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들이 전하는 교문 안과 밖의 모습은 하늘과 땅 차이다. 시나브로 경각심이 느슨해지는 이유다.
"학교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 여부는 사실상 '복불복'이에요."
한 아이가 학교의 철저한 방역 조치가 소용 없을 거라며 건넨 말이다. 마스크를 똑바로 쓰라는 말에, 볼에 땀이 차서 도저히 못 쓰겠다며 볼멘소리부터 했다. 오늘 하루만도 땀에 절어 두 개나 버렸다며,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가방에 여분으로 몇 개를 넣고 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교문만 나서면 '천국'이라고 표현했다. 학교에서처럼 시도 때도 없이 마스크를 쓰라고 다그치는 경우는 없단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요즘 들어 시내버스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승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규정대로 승차를 거부하는 기사도 여태껏 본 적 없단다.
학교는 무더위 속 마스크와 전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