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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코로나192630화

심상치 않은 대전... 코로나19 최초 감염경로 못밝혀

[분석] 깜깜이 전파는 없지만... 신종 다단계에 신천지 타고 확산중

등록 2020.06.22 17:32수정 2020.06.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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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전 대전시 서구 만년동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대전시 서구 만년동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대전의 코로나19 감염이 타 지역으로까지 번져 코로나 재유행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5일 대전에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2일 오전 현재 3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이 제2의 대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이후 대전에서 시작돼 타 지역으로 전파된 확진자는 모두 18명으로, 대전지역 발생자까지 합하면 56명에 이른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 중에서 앞으로 무더기 확진 판정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단계 모집책, 전국 누비며 코로나 전파

대전 코로나19 감염에는 '미등록 다단계 방문판매'와 '신천지'라는 두 개의 연결고리가 있다.

우선 다단계 방문판매시설에서 나온 전파를 살펴보자. 15일 이후 대전에서 발생한 확진자 38명 중 다단계 방문판매시설 연결고리에서만 34명이 나왔다. 90%에 육박하는 비중으로 타 지역 전파자 11명을 더하면 46명에 달한다. 

이 연결고리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은 다단계 방문판매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머무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한 사무실을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용했으며 접촉자도 겹치거나 반복되는 패턴을 보였다. 접촉 횟수가 늘수록 감염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첫 다단계 방문판매 사무실로 추정되는 오렌지타운 내 사무실을 방문한 확진자는 8명이다. 논산과 계룡 등 타 지역 확진자까지 합하면 11명이다.


오렌지타운 사무실을 들렀던 계룡 확진자는 이후 또 다른 다단계 방문판매업체로 추정되는 둔산전자타운 사무실을 방문했고 여기서 또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오렌지타운과 둔산전자타운은 길 하나만 건너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 둔산전자타운을 방문한 확진자 중 한 명이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인 오류동 애터미도 방문했다. 확진자 한 명이 복수의 다단계 방문판매 사무실을 옮겨 다니며 전파한 것이다. 통상 다단계 판매책의 경우, 한 업체에 자금 등을 집중해 관리자로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여러 다단계업체를 순회하듯 방문했다는 점에서 특이점을 보인다.


다단계 정점은 60번 환자
 
 19일 오후 대전시 서구 괴정동 전통시장 내의 한 카페로 들어가는 문이 잠겨 있다. 방역 당국은 이곳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9일 오후 대전시 서구 괴정동 전통시장 내의 한 카페로 들어가는 문이 잠겨 있다. 방역 당국은 이곳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연합뉴스
 
방역당국이 대전충청지역 다단계의 정점으로 파악한 환자는 바로 60번이다. 60번 확진자는 인천, 안산, 예산, 서산, 홍성 등 수도권과 충청지역을 골고루 방문했다. 이 지역 모두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됐다고 당국은 추측하고 있다. 이외에도 49번은 서울 다단계 판매장을, 50번과 55번은 전주에서 열린 설명회에 참석했다.

다단계업체의 경우 판매책을 모집하는 역할을 하는 모집책을 따로 두고 있다. 이들 모집책은 하루에도 여러 사람을 만나며 타 지역을 방문하는 경우가 잦아 일반인에 비해 접촉자가 매우 많은 편이다.

또 특정 공간을 거점으로 작은 소모임을 운영하며 판매책을 물색하기도 한다. 대전 서구 가장동 한민시장 내 통증카페가 대표적인 예다. 대전 방역당국은 이곳이 예전에는 카페였지만 현재는 다단계 방문판매 관련 소모임 장소로만 쓰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서만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와 관련 특이한 점은 다단계 관련 확진자에 노인들이 많다는 것과 다단계업체로 추정되는 둔산전자타운의 실체와 관련한 의문을 들 수 있다.

다단계업체를 통한 확진자에는 50, 60대 노인들이 많은데 이는 시간은 많고 경제활동이 어려운 노인들이 다단계업체로 몰린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다단계업체의 실제 운영자나 모집책은 40, 5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었다. 

또 다단계 판매업체 사무실로 알려진 둔산전자타운의 경우, 사무실에 판매물품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투자자 등을 모집하는 신종 다단계업체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단계-신천지 중복 동선도 발견

대전 집단감염의 또 다른 연결고리는 바로 '신천지'다.

현재까지 확인된 대전지역 신천지 확진자는 4명이다. 이들 4명은 신천지 명단에서 공식 확인된 사람들로 실제 신천지 관계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49번 환자는 10명 이상에게 코로나19를 전파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또 괴정동 오렌지타운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에 근무한 60번 확진자는 신천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등록 다단계 방문판매'와 '신천지'의 공통점은 자신의 신분을 속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연관성이 파악된 확진자 일부도 다단계임을 부정하고 있다. 신천지 명단에 들어 있는 확진자들 일부도 자신은 신천지가 아니며 이미 탈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는 정반대다. 당국은 사무실의 특성, 접촉자들의 진술, 주변인들의 진술, 이동 동선 등을 토대로 이들이 다단계 방문판매와 신천지 활동을 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감염경로 파악도 쉽지 않다. 50번과 55번 확진자는 전주에서 열린 방문판매 설명회에 참석해 놓고도 이를 숨겼다. 때문에 전북 22번 여고생 확진자 감염경로 파악에 3일이나 걸리기도 했다. 찜질 사우나를 다녀오고도 숨기기도 했다.

이에 대전시는 역학조사 시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거나 허위 진술 또한 사실을 은폐한 사람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다중이용시설(불가마사우나)과 타 지역(전주) 방문 사실을 고의로 은폐하여 역학조사에 혼선을 초래한 50대 확진자를 22일 고발조치하기도 했다.

지역내 최초 감염경로 '오리무중'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4차 등교 수업이 시작된 지난 8일 오전 대전시 서구 도안동 도솔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있다.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4차 등교 수업이 시작된 지난 8일 오전 대전시 서구 도안동 도솔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대전의 코로나 확진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확진자들이 이용한 다중이용시설 방문자들의 검사가 시작돼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대전시 방역당국이 앞으로 2주간을 지역감염확산의 고비로 보는 이유다.

이에 따라 대전시 방역당국은 안전안내 문자를 통해, 확진자들이 방문한 오렌지타운, 둔산전자타운, 웰빙 불한증막 불가마사우나, 경하온천호텔 남성사우나 등을 이용한 시민들에게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아직 대전은 지역 내 최초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때문에 방역당국은 대전의 코로나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수도권에서 발행한 코로나와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에 '바이러스 특성 분석'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만약 감염경로를 규명하지 못하면, 또 다른 방역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난 확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이는 폭발적 확진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15일 확진자 발생 이후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소위 '깜깜이' 확진자가 없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특히 지난 21일과 22일 나온 확진자들은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로, 이미 자가격리 상태였다. 방역당국의 통제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로 인한 전파는 크게 우려되지 않고 있다. 또 확진자들 중 노인요양원 근무자와 병원 입원 경력자가 있었지만 해당 시설에서 각각 1명과 2명의 확진자만 발생한 점도 숨을 돌리게 하는 요소다.

대전시는 지난 21일 오후 허태정 시장 주재로 주요기관장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대전시·자치구·경찰과 합동으로 미신고‧무등록 다단계 방문판매 업체에 대한 강력한 점검과 단속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대전 관내 신천지 시설을 7월 5일까지 다시 폐쇄 조치하고,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진술거부와 허위진술에 대해서도 형사처벌키로 했다.
#코로나19 #대전 #다단계 #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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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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