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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정신은 '풀빵'이 아니라 '불꽃'"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센터소장 주장... 전태열 사망 50주년 기념 토론회서 발제 예정

등록 2020.07.17 19:48수정 2020.07.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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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화시장 부근 전태일다리에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일터와 생활 현장에서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는 작은 실천을 하자는 취지의 '내가 전태일!' 전태일 정신 계승 1실천 운동 제안 기자회견이 아름다운청년 전태일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지난 6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화시장 부근 전태일다리에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일터와 생활 현장에서 전태일 정신을 계승하는 작은 실천을 하자는 취지의 '내가 전태일!' 전태일 정신 계승 1실천 운동 제안 기자회견이 아름다운청년 전태일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 주최로 열렸다.권우성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정신은 '풀빵'이란 온정과 자선의 정신보다 불굴의 불꽃 정신이 되어야 한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소장이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풀빵→불꽃'으로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노동계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끼니를 굶는 여공들에게 자신의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주던 모습에서만 찾으려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가 마지막까지 노동자로 "근로 기준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스스로 '불꽃'이 된 희생정신에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

문 소장은 오는 18일 오후 2시, 전태일 열사 사망 50주년을 맞아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발제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비롯해 170여개 시민사회노동단체는 올해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아름다운청년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전태일 50주기 위원회)를 조직, 출범을 알렸다.

출범식에서 전태일 50주기위원회는 "전태일 50주기는 단지 전태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을 넘어 배고픈 여공들을 위해 차비를 털어 풀빵을 사줬던 전태일 정신을 오늘도 내일도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풀빵정신'을 강조했다.( 관련 기사: "우리가 모두 전태일이다")

그러나 문 소장은 '2020년 비정규 투쟁이 말하는 전태일 정신'이란 발제문에서 "전태일 정신을 '풀빵'이나 '모범기업'으로 삼는 것은 당시 전태일이 아직 미숙하거나 방황하는 시기를 전태일 삶의 절정으로 보는 것으로 열사에 대한 능욕"이라며 "캄캄한 세상에 구멍 하나를 뚫어 빛이 되고자 한 것이 전태일 일생에 이룬 가장 높고 빛나는 정신이다"라고 썼다.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3단계로 나누기도 했다. 그는"(전태일 열사가) 노동자로 활동한 1966~1970년까지를 거칠게 요약하면,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라며 "1966년 18세의 나이로 미싱사와 재단사 보조를 할 때는 온정주의 인식 단계이고, 1969년은 합법적 틀 안에서 '청원과 진정'하는 실천단계, 1970년은 결사 투쟁의 단계"라고 주장했다.


전태일 열사를 '풀빵 정신'으로만 부각하는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문 소장은 "전태일 기념재단의 공식적 정신은 '풀빵정신'이다, 이는 연민과 나눔의 정신을 말한다. 투쟁과 돌파의 정신이 없다"라며 "근로기준법을 화형식 하는 불꽃, 제 몸에 불을 지르며 싸워야 했을 그 절박함에 대한 표현에서 (전태일 정신은) 불꽃 정신이라 해야 한다"라고 했다.

문 소장은 "체제 안에서만 (노동)운동이 필요하다는 체념과 이미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과 중소영세 기업주로 달라진 노동자들의 인식이 전태일 열사를 말랑말랑한 존재로 박제했다"라며 "전태일 정신은 노동자임을 각성하고 존재의 평등함을 말하고, 지금 이후의 사회로 분투하는 불꽃정신이다"라고 했다.


한편, 토론회에는 이 시대를 사는 '비정규직 전태일'들의 발표도 예정돼 있다.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선명규씨는 전태일 열사가 사망한 지 5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한 노동자의 삶을 증언한다.

그는 발표문에서 "지금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막노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한 번은 현장에서 걸어가는데 사람 머리만 한 쇳덩이가 바로 눈앞에 떨어지는 죽을 뻔한 경험을 했다"라며 "현장은 나의 안전보다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일하다가 (몸이) 긁히고 멍이 들어도 현장 관리자는 '일하는 데 지장은 없지'라고 말한다. 이렇게 기계 부품으로 취급당할 때가 많다"라고 했다.

30년간 미싱사로 일한 강명자씨도 발표문에서 "사람들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비정규직에 사회 최하층 제조노동자로 4대 보험도 없는 미싱사의 삶은 여전하다"라며 (지금도)"내가 일하는 소규모 봉제공장 미싱사들은 최저임금(시간당 8590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30년 경력을 가진 나도 마찬가지다"라고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고백했다.
 
#전태일50주기 #전태일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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