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이현진 부부의 진열대는 항상 텅 비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주문과 함께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른 가게보다 몇 분 늦을지는 몰라도 그 보상은 충분하다. 맛은 물론 희망과 행복이 덤으로 딸려오기 때문이다.
방관식
이들 부부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시장조사. 지난 1년 간 주말이면 전국 팔도
를 다 누볐다고 하는데 주업종인 핫도그는 물론 꽈배기, 토스트, 호떡 등 국민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 있다는 소문만 들으면 강원도부터 부산까지 안 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다.
"싸고 맛있는 것을 찾아다닌 일종의 맛집 기행이었죠. 단돈 천원으로도 손님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돌아다녔습니다. 부부가 함께 사업전략도 만들 수 있어 일석이조의 여행이었습니다"(김성규 씨)
수많은 걸 직접 먹어보고, 그 맛을 능가하기 위해 이리저리 고민하고, 제품을 담을 포장상자 등 창업에 필요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연구한 끝에 자신만의 확실한 비법이 탄생하자 두 부부는 주저 없이 가게를 열었다.
이 부부는 가격은 비싸지만 튀김 맛을 살려주는 수유식튀김기를 사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재료를 최상급으로 사용한다. 맛을 좌우하는 반죽 또한 그날 만든 것만을 쓰고, 식용유는 하루에 18리터 한통씩은 꼭 교체한다. 이유는 단 하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맛집 기행에서 경험한 그 맛을 손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체인점이 아니다보니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절약이 됩니다. 이것을 손님들에게 투자하는 거죠. '이렇게 깨끗한 식용유를 버리느냐?'고 폐식용유를 가지러 오는 사장님이 깜짝 놀라요. 이런 정성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손님들에게 더 좋은 맛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50년, 100년의 역사 있는 핫도그 집이 되지 않을까요?"(이현진 씨)
8평 남짓한 가게에서 파는 메뉴는 핫도그와 토스트, 하지만 이들 부부가 진열대에 올려놓는 것은 희망과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