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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의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와 같은) 우둔한 짓은 통합당은 절대 안 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통합당) 내부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는, 노련한 비대위원장 말씀이다." 성일종 비상대책위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메시지가 엇갈리고 있다.
통합당이 새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혹은 연대를 염두해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전망과 맞물리며 범보수·야권의 후보군에 안철수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안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그 가능성을 매몰차게 부정했다. 통합당 주요 인사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나름의 '주석'을 붙이면서까지 '안철수 카드'의 여지를 남기려고 노력하는 모양새이다.
김종인 "통합당에 있는 사람으로 후보 만들어야"
1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서울시장 후보 연대는 염두에 두고 있나"라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그런 우둔한 짓은 통합당은 절대 안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기자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말을 급하게 잘랐다고 한다.
김종인 위원장은 "2011년엔 민주당이 어물어물하다가 외부인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시장 후보를 뺏겼다"라며 "통합당에 있는 사람으로서 가장 적절하고 유능한 사람을 후보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서 기성정치가 다 맥을 못 추고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졌다. 그런 현상이 지금도 그대로 존속한다"라며 "가급적이면 새로운 얼굴에, 새로운 서울시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한다"라고 서울시장 후보의 인물상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젊기만 하다고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인물만 잘났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통합당 내부에서 새로운 사람이 튀어나와서 해보겠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후보로 윤희숙 의원이 거론되는 데에는 "물론 초선의원 중에서 한 사람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도 "꼭 그 사람을 지칭하는 게 아니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는 정도로만 답했다.
하지만 당 내부 인사 기용을 강조한 김종인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지금까지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던져온 메시지와는 상당히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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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성일종 "모든 세력 들어와서 초선, 다선, 외연 다 기회 드려야"
반면, 통합당 비상대책위원 중 한 명인 성일종 의원은 다른 맥락의 이야기를 내놓았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성 의원은 새 당명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에 대해 "국민의당과 향후에 통합을 고려한 아니다. 안철수 대표나 이런 분들을 염두에 두고 (당명 개정을) 할 수야 있겠느냐?"라고 거리를 뒀다.
하지만 서울시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이 정권의 정책 실패와 국민을 힘들게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모든 세력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호를 안철수 대표에게까지 여는 데 대해서 동의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안철수 대표뿐만 아니라 모든 세력이 들어와 가지고,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한다면 서로들 이야기하고 문호가 다 열려 있어야 그게 민주정당"이라고 대답했다. 안 대표의 참여를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성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시장 후보 뺏기는 우둔한 짓' 관련 발언에 대해 "내부 외부를 다 막론하고, 내부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하는 말씀인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성 의원은 김 위원장이 초선 의원 등 새로운 얼굴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노련한 우리 비대위원장의 말씀"이라며 "초선이든 다선이든 또 그 어떤 외연에서든 다 기회를 드리고 또 경쟁을 유발해서 좋은 후보를 세우기 위한 대표의 넓은 시각 아닌가"라고 여지를 남겼다.
진행자가 '어느 한 사람한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해석하면 되느냐'라고 이어서 묻자, "나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해서 김종인 위원장과 깊이 이야기를 나눈 바가 없다며, 본인의 해석이 김 위원장과의 교감에서 나온 건 아니라고 거리를 뒀다.
한편, 안철수 대표 본인은 지난 8월 31일, 통합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본인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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