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는 내 삶의 이모저모를 '이렇게' 바꿔놓았다.
김슬기
그 변화로 첫째, 만성 월요병이 사라지는 기적을 경험했다. 그동안 주말의 존재는 신성함, 소중함, 무결점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제는 장이 열리지 않는다는, 치명적 단점을 가진 요일이 됐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은은하게 찾아오던 우울감은 어느새 월요일 아침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둘째, '소확행'을 즐기던 습관이 사라졌다. 나를 위한 작은 소비들을 아끼지 않는 편이었는데 점차 '이 돈이면 주식을 한 주 더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카드 사용을 줄이게 됐다. 그 덕에 전체 자산 규모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났고 카드값은 줄었다. 불어나는 주식계좌의 잔고를 보면, 그동안 얼마나 불필요한 소비를 많이 했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셋째, 세상과 뉴스를 접하는 시선이 제법 달라졌다. 예전에는 소시민이나 사용자의 시야였다. 지금은 잠재적 투자자 혹은 주주의 시야다. 태풍이 온다는 예보에 유리창에 신문지를 감쌀지, 박스 테이프를 엑스자로 붙일지 고민하던 나는 이제 태풍 수혜주를 찾아본다. 내가 투자한 기업을 정부가 규제한다는 내용의 뉴스가 나오면 나는 직원인 양 마음 아파한다.
또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 기업 관련 뉴스를 보면 아무리 성장 가능성이 보여도 '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으리' 주먹을 불끈 쥔다. 아마 기업들도 동학개미 운동을 보며 기업을 바르게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변화한 나를 돌아보니 그리 나쁘지 않다. 주식을 몰랐던 때는 위험한 도박처럼 느껴졌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가진 자산 안에서 공부하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주식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주식과 나는 분리할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그래서 이번 추석은 유독 지루하게 느껴질 것 같다. 앞서 말한 '월요병의 기적'과 같은 논리다. 아마 습관처럼 주식창에 들어갔다가 멈춰선 차트를 멍하니 바라보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론 드디어 해외 주식을 시작할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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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수익률 20%... 내 몸의 세포들이 주식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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