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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만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추진 반대?

[팩트체크] 대만, 중국, 북한 이미 반대 입장 밝혀... “외교부 자료 인용하면서 생긴 일"

등록 2020.10.30 15:21수정 2020.11.0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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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활동가들이 26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활동가들이 26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이희훈

[검증 대상]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추진, 정부 차원에서 반대는 한국 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처분 가능성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국가는 한국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6일 KBS가 이태규 국민의당 국회의원의 말을 옮기며, 보도한 내용이다. 이날 KBS 말고도 많은 언론이 이 의원이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한 말을 인용해 "후쿠시마 오염수 처분, 한국만 반대"란 내용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후쿠시마 오염수 처분, 정부차원 공식반대는 한국뿐"-<연합뉴스>
후쿠시마 오염수 '외교전' 성과 미미...적극 반대는 한국 뿐-<조선일보>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처분, 공식반대 국가는 한국뿐"-< 한국경제>

정말 후쿠시마 오염수 처분에 반대하는 건, 한국뿐일까?

[검증사실]  대만, 중국, 북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만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한 건 아니다. 먼저 대만 원자력위원회는 지난 19일 누리집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일본 정부에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밝혔다. 대만 원자력위원회가 일본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위원회가 누리집을 통해 밝힌 입장에 따르면, 지난 2019년 9월 외교 채널을 통해 꾸준히 '우려'를 표명해왔다.


대만 원자력위원회는 지난 1955년 원자력 기술 도입을 목적으로 행정원(우리나라의 '중앙행정기관'에 해당) 산하에 설립된 장관급 부처다. 원자력 연료와 관련 설비,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설립에 관한 안전 허가와 감사, 규제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사실상 반대의 뜻"을 밝혔다. 같은 날(19일)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주변국과 충분히 협의하고 대책을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은 "사실상 방사성 오염수의 방류에 반대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평가했다.


북한도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에 "반인륜 범죄"라며 "당장 철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지난 2019년 9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핵재난을 들씌우려는 섬나라 족속들이 반인륜적 만행'이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아베 패당은 전체 조선 민족과 국제사회의 엄중한 경고를 깊이 새겨듣고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이태규 의원실 관계자는 "외교부에서 받은 자료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분 계획에 대해 정부 차원의 반대 성명 등 공식 입장을 발표한 사례는 한국 외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쓰여 있었다"면서 "다만, 여러 매체가 이를 보도하면서 '정부 차원의 반대 성명 등 공식 입장을 발표한 사례'라는 내용이 빠지면서 오해가 있는 듯하다"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처럼 적극적으로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반대하는 나라는 없다는 것이며, 대만 원자력위원회가 (누리집을 통해 지난 2019년 9월 외교 경로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힌 것은) 알고 있지 못했다"라며 "일부 언론 보도는 내용을 압축하면서 오해할 소지가 있다. 다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국제 공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나름 (외교부가)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검증결과] 대체로 거짓  

위 설명들을 토대로 본다면 한국 정부만이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한 게 아니라, 주변국인 중국, 대만, 북한 모두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외교부의 설명과 이태규 의원 발언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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